‘제2언어 습득 이론’ 세계적 권위 크레션 박사가 전하는 올바른 영어교육

입력 2012-01-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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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한국, 영어마을 너무 많아…이 돈으로 도서관부터 지어야”

제2언어 습득 이론의 권위자이며 읽기교육의 전문가인 스티븐 크레션(Stephen Krashen) 박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6일 ‘올바른 영어교육의 방향’(Optimal English Language Education)이란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만난 그는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영어교육 전문가와 교사, 학부모 등 1000여명이 참석해 크레션 박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실감케했다.

언어교육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크레션 박사는 “다독(Extensive reading)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하며 자발적인 독서를 영어 습득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가 창시한 영어교수법인 자연접근법과 제2언어 학습자를 위한 교과교육 교수법은 수많은 논문과 저서로 출판돼 전세계 외국어교육에 중요한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2언어 습득이론의 권이자이며 읽기교육 전문가인 스티븐 크레션 박사. 그는 "다독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자발적인 독서를 영어 습득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다독(Extensive reading)은 최선의 방법이 아닌,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는데 책읽기와 영어교육은 어떤 관련이 있고 얼마나 중요한가?

▲언어는 어휘공부를 통해서 습득이 된다거나 문법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내용을 이해할 때 저절로 습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는 꺼리, 즉 내용을 담은 매체 중 책만큼 훌륭한 매체는 없다.

-포럼의 주제로 내세운 올바른 영어교육의 방향(Optimal English Language Education)이란 무엇인가?

▲영어를 들어서 습득하는 것과 읽어서 습득하는 것의 공통분모는 바로 의미를 이해하는 것에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 집중하는 것은 문법을 배워서가 아니라 이해가능해서 즐겁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너무 많은 영어마을이 지어지고 있다. 이런 금액으로 차라리 도서관을 만들어라. 좋은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좋은 책이란 어른들이 생각하는 좋은 책이 아닌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를 가질만한 모든 책을 말한다.

-이중적 주제교육(sheltered subject matter teaching)이라는 콘셉트를 제안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이중적 주제교육이란 공교육의 일반 교과목에서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수업 중 혼용해 언어와 교과목의 지식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예를들어 역사나 사회과목에는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들이 많은데 이를 관련 있는 외국어를 사용함으로써 학생이 이해 가능한 접근을 통해 무의식중에 외국어를 습득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다양한 내용과 행위로 학생의 주도적인 외국어 습득을 돕는 것일 뿐 절대 강제성을 지녀서는 안된다.

-오바마 대통령도 여러번 언급했을 정도로 한국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특히 영어에 대한 교육열은 무서울 정도다. 실제로 어떤 느낌을 받았나?

▲한국의 교육열이 높은 것은 미국에서도 유명하다. 다만 시험을 위한 학업에 치중하는 면이 아쉽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교육에 매우 헌신적이지만 어디서나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이가 사회성을 기른다거나 배움의 연장선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성에서 기인하는 교수법 때문에 배움에 흥미보다는 공포를 느꼈다. 또 영유아에 대한 영어교육 열기가 매우 높은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이것은 성인이 되면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작용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성인과 영유아의 언어습득률이 차이가 없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오히려 모국어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영유아가 외국어를 동시에 접하게 되면 혼란과 스트레스를 받게 돼 습득률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반면 나이가 많을수록 지식과 언어이해력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외국어 습득률은 영유아에 비해 높다.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영어조기교육이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영어조기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영어교육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유아, 혹은 어린이로 영어습득의 기간을 규정짓는 것은 어리석인 일이다. 모국어와 마찬가지로 외국어를 습득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강제성이 없고 표현이나 의미를 이해 가능한 지점에서 편안하게 습득하는 것이다. 또 모국어를 기본적으로 잘 이해하고 구사한다면 외국어는 같은 방법으로 손쉽게 습득이 가능해진다. 언어는 강제성을 가진 교육으로 학습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이해로 개별의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은 법칙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혹은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어학연수나 유학을 떠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누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즐거움이 가득하고 이해가 가능한 외국어로 된 소재들에 주도적으로 노출이 된다면 모국어처럼 자연스러운 습득이 이뤄진다. 발음을 내서 읽을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면 된다.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은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학문으로써의 접근이 아니라 즐거움으로서의 접근이다.

-영어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언어지만 쉽지 않다. 한국인들에게 맞는 영어교육을 제시한다면?

▲한국에서는 시험결과를 위한 시험공부가 주가 되다보니 기계적인 교육방식이 대부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형식적인 부분은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을 압박할 뿐이다. 엄청난 금액을 투자하면서도 만족할만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매우 큰 실수다. 언어 습득이라는 것은 그래프로 보면 변동의 폭이 크다. 급하게 레벨을 높이려 하기 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유기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 독서를 통한 언어 습득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제2언어 습득 이론의 권위자이며 읽기교육 전문가인 스티븐 크레션 박사. 그는 “다독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이다”며 자발적인 독서를 영어 습득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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