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석고대죄’ 저녁엔 ‘집안싸움’… 정신 못 차린 민주

입력 2011-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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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종일 들썩였다. 23일 오전엔 한미FTA 비준을 막지 못한 데 대해 큰 절로 석고대죄 하더니 오후엔 통합을 둘러싼 집안싸움으로 얼룩졌다.

그 시각 야 5당과 시민사회는 민주당이 빠진 채 서울광장에서 영하의 쌀쌀한 날씨 속에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가며 촛불집회를 가졌다. 손학규 대표의 전면 무효 투쟁 돌입 선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의원들 사이에선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던 결과”라며 “한미FTA (저지)에 대한 진정성이 있기나 했는지 의문”이라는 자성까지 터져 나왔다. 무기력하고 자기이해에만 몰두하는 제1야당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23일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극심한 내분을 보였다. 회의 시작 전부터 ‘원칙과 질서 없는 통합 반대’ ‘민주당 없애려는 손학규 물러가라’ 등의 현수막이 회의장 주변 곳곳에 내걸리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유인물도 뿌려졌다. 또 상임고문단은 당사 앞에 경찰이 배치된 것을 놓고 당직자들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마찰이 일었다.

이미경 중앙위 의장의 개회 선언 이후 손 대표가 인사말을 시작하자 회의장 뒤편에선 “손학규 나쁜X 물러가라”는 욕설이 터져 나왔다. 손 대표는 잠시 발언을 멈췄다가 “야권 통합은 시대적 요청이고 국민의 명령이자 우리의 깃발”이라며 “행동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란은 그 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키로 하면서 거듭됐다. 회의 공개를 촉구하는 일부 위원들의 외침 속에 통합전대파와 단독전대파가 곳곳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사회자가 비공개 방침을 재확인하며 취재진에게 자리를 비켜줄 것을 또 다시 요청하자 일부 위원들은 “한나라당 2중대냐, 차라리 날치기해라” “무엇이 두려워 회의를 비공개로 하느냐” 등의 험한 말을 쏟아냈다.

고성 끝에 회의장 문을 열어둔 채 사실상 공개회의로 진행됐다. 6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였지만 결과 없는 난상토론이었다. 손 대표 등 지도부의 내달 17일 원샷 통합전대를 옹호하는 측과 지도부 사퇴 및 민주당의 독자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이들 간의 물고 물리는 싸움이었다.

지도부는 이날 통합 수임권을 최고위원회의에 위임하는 안을 의결하려 했지만 반대파의 반발에 밀려 결국 27일께 중앙위원회의 재소집을 약속 짓는 선에서 회의를 마무리 했다.

손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제가 맷집을 많이 키웠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한 뒤 “독자 전대를 치러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통합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고, 사실 지금도 (그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 자신이 성과 좀 내려고 하는 게 아닌지 자성한다. 맞다. 그런 게 있다”면서도 “그보다 더 큰 것은 통합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이다. 대선은 둘째 치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과감하게 자기를 털고 나가는 민주당이 되도록 뜻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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