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보고서 외국어 남발 심해…의식 개혁 중요

입력 2011-10-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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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업체가 밸류에이션 디레이팅(valuation De-rating) 국면으로 진입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바텀(bottom)에서의 실적, 매크로(macro)에서의 이슈(issue) 두 가지다.”

최근 한 증권사가 낸 건설업종 보고서 중 일부 문장이다. 충분히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어로 된 전문용어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 보고서 뿐만 아니라 증권사 보고서들 대부분이 그렇다. 어닝시즌(실적 발표기간), 어닝서프라이즈(실적 급등, 깜짝 실적), 마진(이윤), 모멘텀(성장동력, 계기), 가이던스(회사측 전망치), 펀더멘털(기초여건), 리스크(위험, 위험 요소), 스몰캡(중소형주) 등의 단어들은 증권사 보고서에서 흔히 볼수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이익(EPS) 등 전문용어도 한글풀이가 없어 주식 투자 초보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에 증권사 연구원들은 영어 단어에 담긴 고유한 의미를 한국어로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밸류에이션’과 같은 전문용어는 우리말로 번역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처음 보는 독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겠지만, 외국어 중에는 업계에서 이미 고유 명사화돼 있는 용어들이 많다”며 “주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영업하는데 영어를 쓸 때 인지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 연구원들이 남용하는 외국어는 한글로 바꿔도 의미 전달에 무리가 없는 표현들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 표현 방식을 개선하려는 의지 없이 습관상 외국어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은 “이제까지 썼는데 굳이 왜 바꾸느냐는 심리가 큰 것 같다”며 “제재가 어려워 사용자들의 의식 개혁이 중요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쓰는 태도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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