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모기” 짧은 가을 점령…곧바로 극한 한파 온다 [해시태그]

입력 2024-09-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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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그 기세 좋던 폭염이 드디어 힘을 잃은 요즘. 이제야 ‘야외 활동’이라는 걸 해보려는데 만만치 않은 존재가 그 길을 막고 있습니다. 이 또한 폭염에 고개를 내밀지 못하다 ‘때’를 잡은 건데요.

나야, 모기

때아닌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미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시기를 훌쩍 지났음에도 엄청난 생명력을 보여주는 중이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올여름 폭염과 폭우에 힘들었던 건 사람뿐만이 아니었는데요. ‘여름 불청객’ 모기도 마찬가지였죠. 일반적으로 모기가 활동하는 기온은 15~30도 정도입니다. 주기적으로 비가 내리는 환경을 좋아하지만, 폭우는 또 다른데요.

낮 30도가 훌쩍 넘어가고,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이번 여름은 도무지 모기가 살아갈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불볕더위에 고생하긴 했지만, 모기를 만나지 않은 행운의 계절이기도 했죠.

그런데 죽지도 않고 살아 돌아온 이 모기가 여름이 아닌 가을에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모기개체수를 측정하는 서울 시내 디지털모기측정기(DMS) 수집 정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보통 모기는 6월 중순에 증가하기 시작해 8월 중순에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서울시내 54개소 DMS에서 채집한 자료(하루평균 채집 모기 개체 수, 서울시·중앙일보)를 보면 6월에 2282마리로 정점을 찍고 7월과 8월에 각각 2023마리, 1739마리로 차츰 줄어드는 듯했는데요. 그러나 9월에 1850마리를 기록하며 다시 늘어난 모양새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을 모기’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데요. 선선한 날씨에 나들이를 나갔다가 ‘모기 특식’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이야기부터 여름에도 안 꺼낸 모기장을 치고 잠을 잔다는 사연까지 다양합니다.

남산, 북한산 등 가을 날씨를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한국의 ‘산모기’로 불리는 한국숲모기와 흰줄숲모기가 출몰하는데요. 그 증상이 실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있죠.

모기 출몰이 두려운 큰 이유는 ‘작은빨간집모기’ 때문인데요. 일본뇌염 매개체죠. 질병관리청이 전국 11개 시·도, 13개 지점의 축사에서 채집한 일본뇌염 매개 모기 개체 수(9월 첫 주)는 301마리로 평년(150마리)의 두 배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일본뇌염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감염된 모기에 물린 후 5~15일 이후에 무기력증, 발열 등의 증상 또는 두통,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나는데요.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발작, 목 경직, 경련, 마비 등이 나타나며 20~30%의 사망률을 보여 주의가 요구됩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이 모기가 지나간 이후인데요. 폭염이 지난 뒤 겨우 맞이한 가을에는 모기의 습격을 받고, 곧바로 한파가 찾아온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가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짧을 것이라는 예측이죠.

‘라니냐(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 발달의 영향으로 이른 한파가 시작될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나온 건데요. 라니냐가 발달하면 한반도 동쪽에 저기압이 자리 잡아 차고 건조한 북풍을 끌어내리고,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겨울이 앞당겨지는 거죠.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올해 극한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 교수는 올여름 폭서를 예측한 기후 학자이기도 하죠. 그 또한 ‘가을다운 가을’은 없이 급격한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예측’을 내놨습니다.

김 교수는 “지금 이번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 현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북미 대륙, 두 쪽으로 북극 한파가 강하게 내려오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미국 텍사스에서 영하 18도 이상 떨어지는 추위로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라며 “그때가 2021, 2022년인데 그때 겨울과 올해 겨울이 비슷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죠.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기상청도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12월부터 평년보다 강한 한파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다만,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라니냐가 매우 강하게 발달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겨우내 한파가 기승을 부릴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거기다 이번 징검다리 연휴에는 제18호 태풍 ‘끄라톤’의 소식까지 들려왔는데요. 예상 경로는 매우 유동적이지만 기상청은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움직인다면 징검다리 연휴 기간인 다음 달 3일에서 5일까지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가을이 ‘찰나’인 것도 서러운데, 겨울 추위도 보통 추위를 넘어서는 ‘텍사스 한파’급이라니 그저 하늘이 원망스러워지는데요. 그야말로 인간 황태가 된 기분입니다. 여름에 극한 고온에 바짝 말려 겨울에는 강력한 눈과 바람을 맞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이제는 예민하고 민감해져야 할 때인데요. ‘찰나’의 가을 동안 ‘가을옷’과 ‘가을 메뉴’, ‘가을 여행’을 그 누구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즐겨야 하기 때문이죠. 한파를 맞이하기 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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