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을 보라

입력 2011-09-23 08:49 수정 2011-09-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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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이 끊이지 않는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월 신모에봉 화산 폭발에다 3월에는 사상 초유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여름은 무사히 지나는가싶더니 15호 태풍 로키가 열도를 종단하면서 일본 전역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자연의 잔인한 횡포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일본의 국민성이 새삼 되새겨진다.

로키가 직격하자 나고야 시는 즉각 인구의 절반이 넘는 시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불과 4시간 만에 5000명이 정해진 피난장소로 집합했다.

폭우가 쏟아진다고 해서 당국이 즉각 피난 권고를 내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이에 시민들이 순순히 따르기도 쉽지 않다.

앞서 나고야시는 2000년 폭우 당시 늑장대응으로 51명의 사망자를 낸 교훈을 새겨 만반의 준비를 했다.

모든 세대에 해저드맵(대피지도)을 나눠주고 지역마다 침수 깊이를 분류해 피난장소를 지정했다.

피난행동지침도 만들어 시민들의 협조 하에 몇 m까지 침수되면 피난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사항까지 숙지시켰다.

우리는 어떤가. 당국의 어설픈 대응에 매년 여름이면 같은 곳에서 물난리가 난다.

블랙아웃까지 갈 뻔 했다던 최근 정전사태는 어떤가.

예고없는 단전에, 안일한 대응과 허위 보고로 야기된 전력대란.

이는 불과 두 달 전 37년 만에 전력제한령까지 내려진 일본의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국민성을 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전력제한령을 내리면서 15%의 절전을 요구했지만 실제 절전 수치는 21%에 달했다.

섭씨 40도에 가까운 찜통 더위에서도 온 나라가 절전에 힘쓴 결과다.

반복된 실수를 허용하지 않고, 전체를 위해서라면 개인의 고통은 맨 몸으로 참아내는 ‘멸사봉공(滅私奉公)’. 이것이 일본 국민과 기업, 나라가 7전8기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의 뒷북 대응에, 뒷북 마녀사냥을 보는 것도 이젠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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