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예인 사회참여를 보는 두 시각

강신업 액스앤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연예인들의 사회참여가 번번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가수 김흥국씨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것이 억울하다며 1인 시위를 하고 삭발까지 감행하였는가 하면, 배우 김여진씨의 한진중공업 시위현장 참여등 연이은 사회참여성 행보를 두고는 이를 비판하는 쪽과 옹호하는 쪽이 맞서 첨예한 감정싸움까지 벌였다.

연예인의 사회 참여를 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그 중 하나는 연예인이 ‘본업은 등한시 하고 너무 나서는 꼴이 보기 싫다’는 부정적인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방법으로서 바람직하다’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연예인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논쟁은 참여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참여가 어디에,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가에 달려 있다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연예인이 누가 봐도 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일에 참여하는 것, 가령, 가수 김장훈씨가 독도에서 공연을 갖는 등의 방법으로 국민들의 독도에 대한 주권의식을 고취시키는 행위를 한 것을 두고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행위는 타인의 이해에 관계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타인의 이익과 관계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런 점은 개인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연예인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시비 논쟁이 유독 많은 이유는 오늘날 연예인이 가진 대중적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발달로 연예인의 사회참여가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중계되고, 대중들은 또 끊임없이 가쉽성 기사를 찾아다니며 이를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들은 되도록이면 가치중립적인 것, 예를 들면 굶주림에 시달리는 세계의 어린이들을 돕는 일이나 금연운동 등 누가 봐도 꼭 필요하고 논란이 없어 보이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일에 자칫 발을 잘 못 담그면, 그것이 정치적인 행위로 비춰져 이를 둘러싼 의견대립을 격화시키는 꼴이 될 뿐 아니라 해당 연예인 또한 큰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들이라고 해서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드러내지 못할 바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의견을 개진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날의 온라인 환경에서는 연예인이 별 의미 없이 던진 한마디 말이나 트윗터에 올린 한 줄의 글이 삽시간에 대중의 눈과 귀에 전달되고 다시 이것이 무작위로 전파되어 재생산 되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본의 아니게 상처입고 또 상처를 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위로 받기는 어렵고 상처 받기는 쉬운 세상이다. 연예인들은 국민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행위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서로 싸우게 하기 보다는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는 방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