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혈투’박훈정 감독 인터뷰 “우리 이야기다”

입력 2011-03-03 11:00 수정 2011-03-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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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
“‘혈투’는 사회 계급간의 충돌, 주류와 비주류와의 싸움, 정치권력의 속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 수 백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는, 참 변하지 않는 사회구조상의 모순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혈투’박훈정 감독의 말이다.

‘악마를 보았다’ . ‘부당거래’ 등으로 충무로의 시나리오 작가로서 유명세를 치른 박 감독. 이번엔 본인이 시나리오 뿐 아니라 연출까지 맡은 작품 ‘혈투’를 극장가에 선보였다.

흥행기록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이번 ‘혈투’는 한정된 공간에서 코믹과 위트를 놓치지 않으며 인간의 심리, 계급에서 오는 사회 부조리를 잘 설명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언제나 주류의 인생을 살아온 도영(진구), 도영의 그늘아래서 늘 본인의 질투와 야망을 감추며 살아온 헌명(박희순), 그리고 객잔에서 마주치게 되는 힘없는 하층민 두수(고창석)의 이야기는 관객에 심리변화의 동선을 친절히 설명하며 풀어 나간다.

“이번 혈투에선 극중 가장 낮은 계층인 두수가 먼저 희생한다. 사회 구조적으로 봤을 때 항상 희생되는 쪽은 그 계층이다”며 “도영, 헌명, 두수 세 명이 객잔이란 공간에서 싸우고 있지만 각기 계급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고 박감독은 영화 속 이야기를 시작했다.

극중 눈을 다치는 헌명의 역할을 맡은 박희순은 눈을 감고 연기를 하는 부담을 져야했다. 박희순의 눈 연기를 포기해야 하는 점이 아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헌명 같은 경우에는 양자의 입장에서 평생을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언제나 조심조심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데 결국엔 이용만 당하고 전장으로 버려진 경우다” 며 그런 상황에선 피눈물이 필요했다고 작가적인 설명을 했다.

“박희순씨는 눈을 감고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을 내공 있는 연기력으로 소화해줘서 만족스러웠다”고 감독으로서의 고마움도 내비쳤다.

이어 박감독은 사극의 형태를 빌렸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적인 캐릭터는 특정한 설정을 주는 방법으로 영화적인 판타지가 있어야 하는데 내 작품엔 그런 게 없다. 영화 주인공답지 못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며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또 “그게 우리의 모습이다. 대입하면 우리가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 캐릭터에 ‘우리를’ , ‘내’가 대입됐을 때 겪게 되는 상황, 박 감독은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원했고, 결국 만들어냈다.

영화를 볼 때 도영, 헌명, 두수 의 관점 중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지 묻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를 만들 때 객관적인 시선을 갖기 위해 애를 썼다”면서 “그래야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영화를 볼 때 책 읽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유롭게 영화를 보지만 때로는 관조적 입장에서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주인공들의 심리변화에 관객이 따라가지만 결국 전체적 맥락 속에 ‘수백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회의 아귀다툼’에 대한 고질적 악순환을 ‘읽기’를 바라는 감독의 바람인 듯 했다.

한편 ‘혈투’는 지난해 칸 마켓에서 프로모션 영상만으로 판매된 중국,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를 포함 총 10개국 이상에 판매되는 개가를 올렸다. 스릴넘치는 상황, 아이러니한 상황, 화려한 무술 액션이 외국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후문이다.

시나리오 작가에서 ‘혈투’로 입봉한 박훈정 감독, 그가 충무로 ‘혈투’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혈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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