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뮤지컬 오디션, “음악만 해서 먹고 살게 될까?”

입력 2011-02-24 11:08 수정 2011-02-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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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디션

“뭐가 돼도 될거라 생각했지”

뮤지컬 오디션에서 극 중 밴드 리더 최준철이 죽마고우이자 세션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박병태에게 던지는 한마디다. 오디션은 뭐가 돼도 될거라 믿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들의 도전기다.

동시에 나아가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가난한 청년들의 현실을 그렸다. 2007년 1월에 대학로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2011년 2월 11차 공연에 이르기까지 뮤지컬 오디션이 무대 위에 꾸준히 올려질 수 있었던 데는 대중에게 친밀히 다가서는 대사와 청년들의 본질적 고민이 녹아 있어 많은 대중의 공감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각 배우들의 세션 연주와 보컬능력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입소문을 타고 두터운 공연층을 확보했다.

월세 300만원에 보증금 40만원, 8개월 치 월세가 밀려 지하 연습실에서 나가야 할 처지에 있는 가난한 밴드 ‘복스팝’. 이야기는 ‘복스팝’ 멤버들이 말없이 탈퇴한 보컬의 빈 자리를 구하기 위해 고민하고 찾아다니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극 초반 여성보컬 김선아를 영입하기 위해 이들이 펼치는 오버스러운 액션과 대사는 일단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음악만 해서 먹고 살게 될까?”며 다소 현실적 질문에 “그럼 조금만 먹어”라고 농으로 답하는 밴드 멤버들의 언어유희가 극에 리듬감을 살린다. 동시에 이러한 대사 속에서 진지함 앞에 회피로 맞서는 젊은이들의 나약한 이면도 드러낸다.

“오디션, 떨어지면 다음이 있잖아. 다음에 떨어지면 또 다음이 있고...그 다음이 있고 ”

여러 오디션을 보지만 매번 떨어져 낙심해하는 밴드 멤버들에게 내뱉는 리더 최준철의 말이다. 이는 희망적 메시지로 들리기도 혹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자 대책 없는 위로로 들려온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감각이 떨어질수록 관객들의 가슴을 치는 울림은 더 크다. 이들의 무모한 도전과 꿈은 관객들에게 ‘어린 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 자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슴을 트여주는 연주와 노래에 관객들은 일상의 가쁜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극은 밴드 ‘복스팝’의 오디션 결말은 말해주지 않는다. 오디션 합격여부는 애초 중요하지 않았다. 희생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꿈꾸는 순간의 기억을 공유한다면 ‘오디션’의 궁극적 승자라고 말하는 듯하다. 뮤지컬 ‘오디션’은 드럼과 일렉, 베이스 기타 등의 시원한 연주가 마치 콘서트 현장에 와있는 느낌까지 선사한다. 공연 막바지에 야광봉을 흔들며 이들의 밴드공연을 앙코르 요청까지 하는 관객들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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