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수의 공시 따라잡기]분식회계ㆍ횡령설 나도는 기업 신중하게 대응하라.

입력 2011-02-25 07: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이제는 프로배구까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프로 스포츠는 대부분 자유계약(FA: Free Agent)가 생겼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는 1999년부터 생겨나 10년이 넘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있다. 야구의 메카인 롯데에서는 ‘홍성흔’이라는 알찬 FA를 영입하면서 공격력이 배가 된 반면, 서울의 인기구단인 LG에서는 많은 FA를 영입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나면서 소의 ‘먹튀’라는 FA계약 선수들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LA다저스의 엔드류 존스는 연간 1,810만 달러(약477억원)로 2년 계약을 했지만 타율이 0.158에 3홈런 14타점으로 후보 선수 중에도 최악의 성적을 거둔 ‘먹튀’로 기록되었다.

같은 논리로 기업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재무제표가 왜곡된다면 이와 비슷한 불상사가 생길 것이다. 투자자들이 엉터리 재무제표를 믿고 기업가치를 과대 평가한다면, 주주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고, 금융기관은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해 애를 먹을 것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도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외국 투자자들도 이런 기업에 투자해서 손해를 본다면 우리 기업과 국가에 불신을 갖게 될 것이다. 결국 투자자금을 모두 회수하여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말 것이고 자칫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

분식회계는 기업의 재정상태나 경영실적을 겉으로 좋게 포장하기 위해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서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경영자들은 탈세나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 혹은 자산/이익 과대계상을 통하여 주가를 조작해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 등 여러가지 이유로 분식을 저지른다. 지난 해 농협중앙회에서 발생한 총 사고건수 중 11.4%인 60건이 횡령 및 분식회계이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분식회계 및 횡령은 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 모든 분야에서 만연해 있는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 코스닥시장에서 28개사가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되었다. 전체 상장폐지실질심사대상 기업 중 76.9%를 차지하는 40개사가 횡령 배임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 불건전 행위로 인해 실질심사를 받았고, 상장폐지 된 28개 기업 중에서도 횡령 배임 및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퇴출된 기업이 24개사였다.

이처럼 분식회계 및 횡령에 연루되어 있는 기업은 주홍글씨와 같이 비리기업의 낙인을 달고 결국에는 종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의 분식회계가 발각되면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고 더 이상 그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며, 그 영향으로 기업의 재정상황이 더 악화되는 등 계속적인 악재가 발생하게 된다. 세계적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은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10분간도 보유해서는 안 된다.” 라고 말했다. 이를 귀감으로 삼아 투자자들은 비리기업들의 투자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하고 멀리하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리기업의 회생 가능성은 전혀 없는가? 물론, 의외의 반전 기회를 얻어 새 길을 찾는 기업도 종종 있다. SK의 경우 2003년 분식회계 사건을 거치면서 사외이사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효율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이사회 구조를 확립, 주주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적 기업의 역할 및 미래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식회계 혹은 자금횡령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에 대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분식회계 및 횡령 발생 후 기업이 위기 극복을 위해 발본색원(拔本塞源), 즉 문제의 근본 원인을 모조리 없앤다면, 투자자들은 그 기업의 미래 성장성 및 가치에 대해 긍정적 사고로 바라보고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필자는 독자들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회계정보 및 재무상태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란다. 남의 말만 무조건 듣고 따라가면 승자와 패자가 있는 자본시장에서는 승률을 높이기 힘들다. 투자자라면 기업의 재무상태 및 경영성과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 자본시장에 발을 들여야 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돌고 돌아 결국 홍명보, 그런데 문제는… [이슈크래커]
  • '한 시간에 131.7㎜'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 찍은 군산, 전북 곳곳 피해
  • 첫 만기 앞둔 '임대차 2법' 계약, 뜨거운 전세 시장에 기름 붓나?[전세 시장, 임대차법 4년 후폭풍①]
  • 교실 파고든 '딥페이크'…동급생‧교사까지 피해 확대 [학교는, 지금 ③]
  • [금융인사이트] 당국 가계대출 관리 엄포에도 2% 주담대 금리... 떨어지는 이유는?
  • 사명 변경ㆍ차 경품까지…침체 탈출 시동 건 K-면세점
  • [상보] 뉴욕증시, 파월 발언에 혼조 마감…S&P500·나스닥 또 사상 최고치
  • '업무상 배임 혐의' 조사 마친 민희진, 활짝 웃으며 경찰서 나왔다…"후련해"
  • 오늘의 상승종목

  • 07.10 13:2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030,000
    • +2.44%
    • 이더리움
    • 4,372,000
    • +0.69%
    • 비트코인 캐시
    • 476,900
    • +0.19%
    • 리플
    • 619
    • +0.65%
    • 솔라나
    • 202,700
    • +1.91%
    • 에이다
    • 541
    • +2.66%
    • 이오스
    • 742
    • +1.37%
    • 트론
    • 185
    • +1.65%
    • 스텔라루멘
    • 125
    • +2.46%
    • 비트코인에스브이
    • 53,400
    • +1.52%
    • 체인링크
    • 18,410
    • -0.05%
    • 샌드박스
    • 424
    • +1.4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