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글로벌 고속철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국 철도장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북차집단공사(CNR)와 중국남차집단공사(CSR)가 해외시장 공략 확대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양사의 매출을 합하면 글로벌 경쟁사인 프랑스의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보다 많아 세계 최대 고속철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CSR과 CNR은 향후 5년 안에 매출을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CSR의 매출은 1500억위안(약 25조5435억원), CNR은 1400억위안에 각각 이르게 된다.
중국 철도부와 중앙정부 산하 국영기업을 관리하는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가 양사의 합병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SASAC는 양사의 대주주다.
정부내 다른 부처와 회사 일각에서 시장 독점을 우려해 양사의 경쟁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반대 의견이 일고 있는 것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SASAC와 철도부는 양사의 합병은 국내 경쟁사를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중국 고속철 산업의 해외진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과잉생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붐으로 향후 10년간 중국은 세계 최대 고속철 시장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고속철 연간 투자액은 오는 2013년 정점에 도달한 후 점차 줄어들 예정이다.
CSR과 CNR은 과잉 생산용량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진출이 시급한 이유다.
베이징 교통대의 젠자오 교수는 “두 기업은 고속철도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면서 “합병은 좋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기업 규모 자체가 크고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도 많으며 무수한 하청업체와 해외업체와의 제휴 계약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합병 작업은 쉽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고속철업계는 해외업체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경쟁상대로 부상했다.
CSR은 미 제너럴일렉트릭(GE)과 손잡고 미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의 고속철 건설프로젝트 입찰에 뛰어들었다.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 프로젝트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을 넘어 주변 국가와의 고속철 건설을 추진하는 것도 중국 업체의 해외진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중국과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를 잇는 고속철 프로젝트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