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은퇴가 두려운 베이비 부머

입력 2010-12-21 11:29 수정 2010-12-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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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우리나라 40~50대 직장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중 한가지는 은퇴라는 말이다.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베이비 부머들은 이제부터 은퇴생활의 모델을 만들어가야한다. 그래서 은퇴가 기다려지는 서양과는 달리 은퇴를 두려워하며 가능하면 계속 근로를 하고 싶어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은퇴란 외롭고, 가난하고, 병든 노후생활로 생각하는 것 같다. 충분한 연금과 의료보장이 준비되는 서양의 선진국들은 은퇴를 손꼽아 기다린다. 은퇴를 해야 비로소 자신만의 인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으로 주거를 옮기기도 하고,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일생동안 고생한 보람을 느끼곤 한다. 최근 들어서는 은퇴후에 새롭게 대학을 다니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적극적인 노인문화, 즉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개념이 확산되면서 은퇴자들의 활동반경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서 1955년~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된 한국에서는 아직도 은퇴자금과 의료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한국형 은퇴문화 마저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실정이다.

은퇴를 막연하게 두려워하면서 준비하지 않는 것은 매우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앞으로 10년후 은퇴할 사람들은 지금부터 재무적, 비재무적 준비를 차근차근 해 가야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일견 길어 보이지만 은퇴준비는 20~30년간 해야 하는 점들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여유가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첫째, 은퇴계획(retirement planning)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은퇴후 생활비, 의료비, 주거계획, 취미/봉사/종교생활, 간병계획,상속계획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퇴후 생활이 활동기(은퇴시점~70대중반), 회고기(70대중반~70대후반), 남편간병기(70대후반~사망시점까지), 부인추가생존기라는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만큼 지식을 쌓아야 한다. 행복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지식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은퇴생활의 성공여부는 일단 충분한 지식을 갖추는데 있다.

둘째, 은퇴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충분하게 준비해야 한다. 준비해야 하는 사항은 부부용 생활비, 남편사망후 10여년간의 부인용 생활비, 남편과 부인의 간병비용, 상속재산이 있는 경우 상속세, 취미나 봉사생활용 자금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를 통해 엄격하게 계산을 해본 사람들이 많지 않고, 대부분이 부부용 생활비만 노후자금으로 추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한 현재의 재무상태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준비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모두는 은퇴생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자신의 수입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면 비용을 줄여서 은퇴자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녀들의 교육비용, 결혼비용과 같이 부담이 큰 항목은 자녀들과 협의해서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또한 자동차의 크기를 줄이고, 아파트 평수를 줄이는 과감한 비용절감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노후생활비를 충분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연금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

셋째, 자산배분전략의 변경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구성비를 조사해보면 부동산 80%, 주식 5%. 채권 15%라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209년 한국은행, 자금순환통계). 미국의 경우 부동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불과하니 우리가 얼마나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다(자료:재정경제부, 2007.3.7, “2006년 가계자산조사 분석”).

하지만 은퇴생활을 시작하면, 노후생활용 아파트는 크지 않아도 되며, 부동산 자산에서는 생활비가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진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부동산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전환시키는 자산배분전략을 세워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은퇴자산의 구성비는 부동산 30%, 금융자산 70%정도가 될 것이며, 금융자산은 주식, 채권, 현금, 연금, 보험자산으로 잘 분산되어야 한다. 그래야 고령화, 저금리 시대를 견딜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점차 현금이 필요한 노인생활을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건강, 취미, 봉사와 같은 비재무적인 면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막연하게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을 가지고 미리 준비하면 좀더 행복한 은퇴생활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런 비재무적인 면을 확실하게 선호할 경우 조기은퇴, 부분적은퇴, 점진적 은퇴와 같은 다양한 은퇴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돈이 많든 적든 자신에게 적합한 은퇴계획을 세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은퇴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된다. 우리가 조금만 시간을 가지고 노력하면 두려운 은퇴가 아니라 기다려지는 은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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