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차세대 뉴리더]이서현 제일모직· 제일기획 부사장

입력 2010-12-13 13:18 수정 2010-12-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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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패션감각 3세 계열분리 한축 자리매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및 제일기획 부사장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언니인 이부진 호텔신라 및 에버랜드 사장보다 직급이 한단계 낮지만, 2011년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국내 패션계에서 삼성의 입김이 거센 만큼 이서현 부사장은 국내 패션계를 이끌 뉴리더로 오래 전부터 주목받아왔다. 지난해 말 전무로 진급하면서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의 기획담당까지 함께 맡았던 그는 1년 만에 다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로써 이서현 부사장의 ‘패션왕국건설의 꿈’도 한층 더 무르익어졌다.

◇ 선택과 집중으로 제일모직 키운다= 이서현 부사장은 1년에 2~3개월을 해외에서 보낸다. 파리 뉴욕 밀라노 등‘패션 1번지’에서 최신 패션 트렌드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해외에서 트렌드를 살피다가 느낌이 오는 브랜드는 과감하게 들여온다. 해외출장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것.

이 부사장은 그동안 진행해왔던‘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 브랜드 빈폴의 경우 2005년 2000억원 매출 규모에서 지난 2009년에는 45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경쟁력이 떨어진 브랜드 보다는 성공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소비자 니즈 및 패션사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2009년 글로벌 SPA 브랜드인 망고(MANGO)를 도입, 런칭했고 명동 핵심 상권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및 주요 상권 내 거점매장 오픈과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 2009년 2월말 런칭한 40~50대 타깃의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는 런칭 초기부터 패션시장 및 언론의 기대를 받으며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핵심상권 백화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일모직은 자가 브랜드 중심의 사업을 근간으로 국내 최고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유명브랜드 수입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2008년 이탈리아의 유명 편집숍인 ‘10 코르소 코모’를 청담동에 연데 이어, 올해 4월엔 강남구 신사동에 미국 브랜드 ‘릭 오웬스’ 매장을 런칭 한 바 있다. 이 후에도 토리버치와 콤 데 가르송 등 패션에 해박한 고객들이 즐기는 마니아형 브랜드를 줄줄이 오픈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나온 이서현 전무가 제일모직 생활 8년째를 맞아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구호’를‘헥사 바이 구호(hexa by kuho)’라는 이름으로 뉴욕에 진출시켰고 지난 9월 뉴욕에서‘2011 봄·여름 컬렉션’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같은 성공으로 그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 이사회 멤버가 됐다

한미 패션 교류 차원에서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CFDA)의 스티븐 콜브 이사는“지난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제일모직의 ‘헥사 바이 구호’컬렉션을 보고 한국 패션의 가능성과 특별한 재능을 느꼈다”며“앞으로도 제일모직과 CFDA의 상호 협력을 통해 한미 패션 교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서현 전무에 대해“미국에서‘패션 인큐베이터’역할을 하며 미국 브랜드의 한국 진출과 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미국 진출을 돕고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서현 전무가 해외 명품브랜드 수입을 통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서는 사촌간인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과의 협력 및 경쟁이 예상된다. 실제로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는 ‘콤 데 가르송’의 판권을 획득한 것은 이같은 행보의 시작이다.

◇삼성그룹 3세 구도의 한 축=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하면서 삼성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의 기획담당까지 맡았던 그는 1년 만에 다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에 이서현 식 경영이 본격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언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나란히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이 부사장까지 경영진 대열에 본격 합류하면서 삼성의 후계 구도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2002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패션사업을 맡아 중장기 전략과 기획업무를 챙겨왔다. 최근에는 제일모직 전체 매출의 70%에 달하는 케미컬 사업부문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부사장이 합류한 이후 제일모직의 실적은 예년과 비교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다. 이 회사 연간 매출은 지난 2001년 1조7360억원에서 지난해 4조261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767억원에서 2638억원으로 늘었다.

사업 구조도 바뀌었다. 사업 비중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2001년에는 패션(7470억원), 케미컬(7396억원), 전자재료(401억원)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케미컬(1조8272억원), 전자재료(1조2094억원), 패션(1조1416억원)으로 변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케미컬과 전자재료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제일모직의 시가총액도 9년 사이에 12배로 늘었다. 지난 2001년 12월 28일 4785억원에서 올들어 지난 10일 현재 5조7000억원 수준으로 12배가 늘어났다.

제일모직 관계자는“이 부사장은 수년간 케미컬 분야에 대한 경영수업도 받아왔다”며“내년부터는 관련 분야의 사업전략 재편 등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기획의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이 부사장은 올초 기획담당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 후 매주 제일기획을 찾아 경영현안을 챙겨왔다. 글로벌 광고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주 관심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에 내줬던 삼성전자 TV제품 광고를 되찾아 오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향후 삼성그룹의 계열 분리 시 이재용 사장, 이부진 사장과 함께 한 축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장남인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이 전자·금융계열을, 장녀 이부진 사장이 유통·서비스계열을, 그리고 차녀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화학계열 등을 나눠 맡는다는 시나리오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도 자녀들에게 전자와 유통, 식품, 제지 부문을 골고루 나눠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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