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S, 10년만에 분할론 재부상

입력 2010-12-10 10:48 수정 2010-12-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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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에 밀려 OS-응용 소프트웨어 상승효과 유명무실

정보기술(IT) 업계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년 만에 ‘회사 분할’ 위기에 직면했다.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폰의 대두로 고전하면서 ‘회사 분할’압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MS는 지난 2000년 PC 운영체계 독점권 남용으로 재판소로부터 독금법 위반에 따른 분할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독금법 위반 관련 소송을 심리하던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은 MS에 OS와 응용 소프트웨어, 두 부문으로 회사를 분할하도록 요구했으나 MS는 법정 투쟁을 통해 분할을 피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판결을 IT 제국의 힘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구글과 애플의 대두로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시장에서는 MS를 둘러싼 분할론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MS의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 사이에서 “주주가치를 높이려면 회사를 분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는 “그럴 경우 애플 구글과의 경쟁에 밀린다”며 주주들의 원성에 맞대응했다. 주총해 참석한 빌 게이츠 공동 창업자도 “스티브 CEO 말대로 다각적인 사업이 MS의 상승효과를 높이고 그것이 우리의 강점”이라며 발머 CEO를 옹호했다.

주주들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MS의 주가 침체에 주목하고 있다. MS의 주가는 연초 대비 10%가량 하락했다. 지난 9월 4분기 배당을 23%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5월 애플에 밀린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월가의 유명 애널리스트들은 “게임기 등 가전사업을 분리하면 각 사업운영이 원활해져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MS의 최근 실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순이익은 51% 각각 증가, 분기 기준으로는 모두 사상 최고였다.

그럼에도 주가가 고전하는 것은 게이츠 공동 창업자가 말한 상승효과가 퇴색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3분기 71억달러에 달하는 영업이익은 대부분이 PC용 운영 소프트웨어 ‘윈도’와 ‘오피스’였고, 인터넷 부문은 적자, 게임기 등 오락 부문의 이익은 4억달러 미만에 불과했다. 신사업이 부진을 보이면서 기존의 사업에 의존하는 구도가 선명한 모습이다.

IT 업계의 새로운 제왕으로 떠오른 애플은 MS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성장 엔진이 수시로 교체되고 있다 휴대형 음악 플레이어 ‘아이팟’의 세계적인 인기몰이와 함께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 등 잇따른 스마트 기기들이 쾌속 질주하는 애플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애플의 이들 스마트 기기는 출시된 지 불과 3년 만에 매출 전체의 57%를 차지할 정도.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이노베이션을 맥에도 살리고 싶다”며 2011년 여름 출시 예정인 PC ‘맥’ OS ‘라이온’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애플의 연구개발비는 MS의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사업간 상승효과 높아 효율적으로 인기상품을 줄줄이 선보일 수 있었다.

구글 역시 스마트폰에 채용하는 OS ‘안드로이드’로 존재감을 늘리며 MS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26%에 채용, 노키아의 ‘심비안’에 이어 2위 점유율을 과시했다. MS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해 업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MS도 인터넷 검색 서비스인 ‘빙’ 점유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한편 게임 분야에서도 체감형 게임기 ‘키넥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호재는 있다.

그러나 MS가 달리면 라이벌 기업들은 날아다니는 수준의 약진으로 MS의 기를 죽이고 있다.

한편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는 MS의 주요 인사가 잇따라 회사를 떠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의 소리가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크리스 리델이 2009년말 제너럴모터스(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옮겨간 후 MS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부문을 이끌어온 로비 백 사장도 회사를 떠났다. 오피스 부문의 책임자였던 스티븐 엘롭은 노키아의 CEO로 이적했다.

위기감을 느낀 발머 CEO는 “인재는 보충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게이츠 전 회장이 경영 전선에서 물러난 지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발머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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