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증현 장관의 '가벼운 입'

입력 2010-11-22 13:08 수정 2010-11-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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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올 겨울을 떠올리며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리고 회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열린 제1회 아시아개발협력회의에서 한 개회사 중 일부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서울 개발 켄센서스와 행동계획’ 채택이라는 성과를 떠올린 자화자찬 성격의 발언이다. 그의 말을 듣노라면, 최대 이슈였고, 윤 장관 스스로 ‘종식’을 선언했던 환율문제는 구속력 있는 성과를 전혀 내지 못했음에도 아직도 경주 G20재무장관회의 당시 분위기에 도취돼 있는 듯하다.

윤 장관의 ‘말실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9년 3월에는 당시 한승수 국무총리가 윤 장관의 말실수를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윤 장관이 한 심포지엄과 강연에서 잇따라 “입법부가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국회가 깽판이라 세제 혜택을 못 주고 있다. 국회가 저 모양이라 민생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다. 선거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장관으로서의 무게감이라곤 찾기 힘든 대목이다. 같은 해 5월에는 시중에 풀려 있던 800조원에 대한‘과잉 유동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오죽하면 한은마저 유동성을 환수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며 따졌겠는가.

윤 장관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다 보니 시장도 장관 발언에 콧방귀다. 지난달부터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 가능성을 흘렸지만 외국인은 이달들어서만 국내 채권 4조9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는 등 매수세를 이어갔다. 장관 스스로 대내외 불안 요소와 잡히지 않는 물가를 우려하면서도 내년 경제성장률 5% 달성을 공언했으나, OECD와 KDI는 바로 지난주말 내년 경제성장률을 4%대 초반으로 잇따라 내렸다. 윤 장관의 말대로 올 겨울을 따뜻했다고 기억하고 싶다면, 경제수장으로서의 무게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마디 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는’(三思一言)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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