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먹잇감 된 보험사…'說'만 무성한 M&A에 울상

입력 2010-11-17 11:49 수정 2010-11-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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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휘말리면 영업 타격" 불만

최근 보험업이 금융권의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단골 M&A(인수합병)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들이 금융권 영역을 넓히기 위한 복안으로 보험업 진출을 꾀하면서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M&A건은 아직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특히 그야말로 '설'로 끝나거나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인수설에 휘말린 보험사들은 영업에 타격을 입는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 금융지주, 보험 발판 삼아 성장한다? = 최근 금융지주사들이 기존 중심축이던 은행 위주의 성장전략에 벗어나 보험 등 비은행부문 비중 강화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보험업계에 M&A 바람이 불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지주는 약한 곳이 많은데 특히 보험부문이 약하다”면서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M&A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신한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신한금융은 4대 지주사 중 유일하게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60%에 이를 만큼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증권과 카드에 비해 보험이 취약하다는 점과 M&A를 통해 증권과 카드를 키운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2002년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을 합병해 신한금융투자를 만들었으며 2007년 LG카드를 신한카드와 합병해 현재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로 키워냈다.

이와 함께 KB금융도 보험사 인수합병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역시 취임 당시 은행에 집중된 KB금융지주의 사업구조에 대해 지적하면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어 회장은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 보험사를 목표로 사업영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의 경우 은행의 비중이 90%에 달한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KB생명에 대해 시장 상황에 맞춘 성장에 주력하되 추후 M&A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은행권 보험사 M&A는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한금융의 경우 최근 불거진 신한사태로 인해 빠르게 추진되지 못할 전망이다. 또 KB금융 역시 KB금융지주가 KB생명보다 KB카드 분사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 M&A 설만 무성했던 외국계·중소형 보험사 =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보험사 중 M&A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곳은 ING생명이다. 현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지만 최근까지 M&A설로 몸살을 앓았다.

ING생명은 지난해 ING그룹이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보험과 자산운용부문을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해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M&A 시장의 최대어로 부상했었다.

당시 ING생명은 매각 금액이 4조원에서 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M&A가 구체화된 것처럼 보였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와 일본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최대 보험사 가운데 하나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때문에 ING생명은 본사와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며 M&A설에 적극 대처했다. 올해 초 한국 ING생명의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한 존 와일리 사장은“ING 한국법인은 매각 대상이 아니며 따로 분리해 파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 ING생명은 아시아 지역 ING의 보험부문 중 40%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데 만약 한국 ING생명이 매각된다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ING생명 부문의 기업공개(IPO) 매력도 사라지게 된다”고 해명했다.

녹십자생명도 실사 작업까지 끝냈지만 결국 그룹 차원에서 M&A 작업을 멈추면서 또 하나의 설로 남게 됐다.

지난해 녹십자생명은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녹십자생명의 유력한 인수군으로 SC제일은행과 에르고그룹 등 외국계 금융회사가 관심을 보였었다.

SC금융지주는 SC제일은행 부행장을 실사단장으로 녹십자생명 본사에 파견해 보험계리 부문을 비롯해 재무 부문 등 각 부문별 실사를 약 한달간 실시했다. 에르고그룹 역시 녹십자생명으로부터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 관련자료를 받아 검토 작업을 벌었였다.

그러나 인수 방향이 맞지 않아 녹십자생명의 M&A는 무산됐다. 때문에 녹십자생명은 지난해 6월 후순위 차입을 통해 300억원 가량의 자본을 확충했다.

최근엔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M&A설에 휘말렸다. 농협이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적자로 허덕이고 있던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돈 것. 이에 대해 에르고다음 관계자는 “왜 그런 헛소문이 떠도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급여력 개선을 위한 증자는 이미 받기로 결정됐고 시기와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 왜 보험사 M&A설 많았나 = 보험사에 M&A설이 많은 것은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 시장에 새로운 보험사를 설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이 신규 보험사 설립에 대해 아직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 기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M&A가 손쉽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BK연금보험 등 신규 보험사 설립 등이 있었지만 보험업의 특성상 금융당국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규 보험사들의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보험산업의 꾸준한 성장성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한해동안 4대 금융지주의 총자산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자산은 꾸준히 성장했으며 이 중 보험보문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4·4분기 보험자산 증가율은 하나은행이 전년 동기대비 55.40%, KB금융 42.52%, 신한금융 18.05%, 우리금융 10.81%를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손익 기여도 비중도 점차 커지는 추세인데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이 비율이 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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