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저승사자 '서부지검'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다

입력 2010-10-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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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한화에 이어 태광그룹의 비자금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이 '제2 대검 중수부'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마포로 99에 위치한 서부지검청사(사진 / 고이란 기자)
◇한화ㆍ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한화에 이어 태광그룹의 비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지검장·남기춘)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그 파장이 정치권과 재계에 일파만파 번질 것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이례적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 중앙지검이 아닌 서울 서부지검에 맡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2의 대검 중수부’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서부지검 수사통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본다.

◇대기업 수사 진두지휘

한화그룹 사건은 지난 2003년 한화증권을 퇴사한 직원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에 '회사가 비자금 관리에 쓰는 불법 계좌를 갖고 있다'고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금감원이 지난 7월 차명계좌 5개를 확인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대검찰청은 한 달가량 내사를 벌이다 사건을 서부지검으로 이첩했다.

태광그룹의 대한 의혹은 태광산업의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가 "태광그룹의 불법 상속·증여로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계열사의 신주를 저가 발행하는 방식으로 외아들 현준군에게 그룹의 지분을 편법 상속하려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방검찰청에 재계 13위인 한화그룹과 40위인 태광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 두 곳을 동시에 수사를 맡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부지검서 맡은 이유는

서울 서부지검은 1989년 9월1일 서울특별시 중구 서소문에서 개청해 서울지방검찰청 서부지청으로 있다가 2004년 2월1일 지방 검찰청으로 승격돼 현재 서울 마포구 마포로 99에 위치해 있다.

조직도를 보면 검사장 1명과 차장검사 1명, 형사 제1~5부와 전문부 등 6개 부,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관할 행정구역은 마포구, 은평구, 서대문구, 용산구 등 4개로 관할 경찰서는 마포경찰서, 서부경찰서, 서대문경찰서, 은평경찰서, 용산경찰서 등 5개이다.

검찰은 이 두사건을 정,관계 게이트가 아닌 기업 내부비리 사건으로 판단하고 대검 중수부나 서울 중앙지검이 아닌 서울 서부지검에 맡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관례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맡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미 배당 사건이 넘치는 서울중앙지검보다 대기업 비리 사건을 다뤄온 배테랑급 수사통들이 대거 포진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을 맡기는 게 낫다는 내부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수사통 드림팀 3인방

서울 서부지검은 ‘제2의 대검 중수부’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경력이 화려한 수사통 검사들이 모여있다.

남기춘 서부지검장은 대표적인 특수 수사통이다. 남 지검장은 출세보다 명예를 중시하는 강골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대검 중수1과장이던 그는 현대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지원 원내대표를 기소했과 지난 정권의 대선자금 수사 때도 전·현직의원을 포함한 정치인 20명과 기업인 10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여택수 청와대 전 행정관까지 재판에 넘겼다. 홍익대사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남 검사장은 사법시험 25회 출신으로 대검 중수1과장, 대구지검 1차장, 울산지검장을 거쳤다.

부드러운 겉모습과 달리 날카로운 수사로 유명한 봉욱 차장검사는 금융기업 범죄 수사에 1인자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 시절 재벌가 2·3세들의 주가조작 의혹을 파헤쳐 한국도자기 창업주 손자인 김영집씨를 배임·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봉 차장은 사시 29회 출신으로 제천지청장, 대검 기획과장, 공안기획관을 거쳤다.

형사5부 이원곤 부장검사는 기업 수사의 전문가이다. 삼성그룹의 비자금 수사에 참여해 특검팀에도 발탁됐고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다. 이 부장은 동성고와 고려대를 졸업했고 사시 34회 출신으로 대검 연구관, 영덕지청장 등을 지냈다.

이처럼 ‘제2의 대검 중수부’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수사통들이 집중된 서부지검의 이번 수사결과가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태광그룹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이번 사건의 변호를 의뢰하면서 수사결과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측의 법리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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