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값 낮춘 론스타 '한국정부' 떠보기

입력 2010-10-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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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서 4조로…인수 의지 있나 탐색

론스타가 호주 ANZ(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에게 외환은행 매각가격을 기존보다 낮은 4조원대를 제시하면서 한국정부의 인수 의지를 다시 살피고 있다.

ANZ은행도 한국정부가 대주주 심사 등을 엄격히 적용할지 여부에 대해 살피고 있어 이번 외환은행 M&A의 열쇠는 ‘정부’인 셈이다.

◇ 금융산업 재편에 외화銀 포함할까 =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과 시기상으로 맞물리는 가운데 외환은행이 올 연말부터 이뤄질 국내 금융산업 재편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이 외환거래 45% 이상, 수출과 수입시장에서 각각 31%, 29%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매력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우리금융 민영화와 함께 외환은행을 금융산업 재편작업에 포함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론스타도 이같은 한국정부의 생각을 읽고 론스타 펀드를 이루는 LP(투자자, 유한책임사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보다 낮은 4조원대의 매각가격을 ANZ은행에 제시했다는 말이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8일“론스타가 기존 매각가격인 주당 1만5000원(총 5조원) 안팎보다 낮은 주당 1만2400원대(총 4조원)을 ANZ은행에 제시한 것은 한국정부의 인수 의지도 함께 살펴보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론스타 펀드를 이루는 LP(투자자, 유한책임사원)들에게 약속했던 기존 수익률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은 매각의지를 나타내면서 한국정부에게도 매각할 수 있다는 ‘손짓’을 보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며 “론스타는 여전히 현금 또는 정부국채와 맞먹는 산업은행채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발생할 ‘국부유출’이라는 지적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도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놓고 모니터링을 주시하고 있지만 국부유출이라는 부담을 벗을 수 없다”며 “금융산업의 재편이라는 명분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론스타와 ANZ은행의 협상이 깨졌을 경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론스타-ANZ, 대주주 심사‘눈치보기’= 론스타와 ANZ은행은 한국정부의 대주주 심사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매각작업 이전부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론스타는 매각가격을 낮추는 등 정부의 행동 변화를 읽고 있으며 ANZ은행은 한국정부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론스타가 매각대금을 낮춘 이유 중 또 하나로 한국정부에 대해 과도한 수익금을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배당수익으로 투자원금을 모두 회수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각한 자금으로 수익을 받는 일만 남았지만 한국정부가 인수자에 대한 대주주 승인을 해주지 않을 경우에는 매각대금을 받을 수 없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시 HSBC은행과 협상이 결렬된 이유는 표면적으로 ‘가격’이었지만 6조원대의 매각자금을 챙기려는 론스타의 행보에 정부가 '대주주 승인 문제'로 브레이크를 걸었다”며 “외국계 은행간의 거래였지만 외환은행을 통해 론스타가 벌어들일 수익도 국부유출로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NZ은행도 예전 HSBC은행과 같은 행보를 절차를 밟지 않기 위해 한국정부와 직접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마이클 스미스(Michael Smith) ANZ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한국-호주 경제대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양국 재무장관 등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마이클 ANZ은행 CEO가 국내 정부 당국자와 만날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ANZ은행은 실사단을 통해 지난달 외환은행 노조와 접견을 가졌으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의지가 강한 만큼 정부와 은행 내 노조와의 접견을 통해 향후 있을 불상사를 미리 방지하자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ANZ도 HSBC은행의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해 한국정부가 대주주 승인 심사를 원활히 해줄 것을 기대하는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며 “ANZ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론스타와의 원활한 가격협상, 한국정부의 승인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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