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자사주 성과급 신드롬

입력 2010-10-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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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학창시절 한 친구가 떠올랐다. 당시 무일푼으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현지에서 일하면서 여행을 곁들이는 해외 체험 프로그램)를 떠나기 전날 지방에 계시던 어머니가 서울로 찾아와 100달러짜리 지폐를 한 장 쥐어 주셨다고 한다. 어머니의 지폐는 캐나다 체류 7개월 내내 친구의 여권 마지막 장에 껴 있었고 아직도 부적처럼 간직하고 있다. 친구는 “어머니가 꽉 쥐어 눅눅해진 돈의 느낌을 잊을 수 없어 어려울 때도 쓸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성과급을 단순한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지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현금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애사심’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손해 볼 일이 없는 장사다. 자사주를 손에 쥔 직원 역시 증시 활황에 맞춰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노력 여하에 따라 회사와 함께 발전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

지난 9월 상여금으로 회사주식 40주를 받은 현대차 2년차 사원 A씨는 “회사가 현대건설 매각 이슈로 관심 받고 있지만 바쁜 업무로 자세한 뉴스를 본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자사주를 받고 나서는 주식 시황은 물론 회사 관련 뉴스도 꼼꼼히 챙겨보게 됐다”고 말한다. 현대 모비스에 다니는 B씨는 “상여금으로 받은 주식이 일주일 만에 주당 1만3000원 가량 올라 다들 모이면 주식시장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며 “직장 동료들과 열심히 일해서 10배 만들어 볼까?라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덧붙였다.

주고받는 돈이 화폐 이상의 역할을 할 때 관계는 쫀쫀해지고 사회는 온기를 품는다. 걱정과 사랑을 담아 쥐어준 부모님의 용돈에서, 더 돕지 못해 미안해 하며 매 달 5000원씩 전하는 소액기부자의 모습에서, 매해 전 재산을 기부하는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돈에 담긴 메시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현대제철과 SK에너지, 유진테크와 더존비즈온도 자사주를 지급하고 기아차도 11월 내 준비중이다. 주식 시세 차트의 붉은 상승 그래프가 주가를 올릴 때마다 직원들의 마음도 들썩거린다. 행여 파란색으로 바뀌어도 재빨리 주식을 팔아 치우기 보다 회사 일에 관심 갖고 지켜볼 수 있다. 주가에 호재가 있으면 신이 나서, 악재가 있으면 극복 의지로 직원간에 대화하며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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