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망해도 안정된 '노후보장 시대' 본격 막올라

입력 2010-10-07 11:05 수정 2010-10-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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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의 필수 퇴직연금] ①올해말 퇴직보험·신탁 폐지 유일한 사외 유치수단

2005년 12월‘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보장’이라는 취지하에 도입된 퇴직연금제도가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회사가 적립해야 할 충담금을 장부상으로만 기재한 기업이 많아 수급권 확보에 문제가 있었던 퇴직금 제도와 달리 퇴직연금은 외부의 금융기관을 통해 운영돼 기업이 망해도 퇴직금을 보호할 수 있다.

처음에는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이 많았지만 이제는 적립금 19조원을 넘어서 올해 말 30조원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연말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에 대한 혜택이 종료되면 퇴직연금만 유일한 사외예치수단으로 남게돼 시장 규모는 내년을 기점으로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2010년 상반기 퇴직연금 19조원 = 2005년 12월 163억원으로 출발한 퇴직연금은 올해 상반기 19조원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19조원을 넘어 2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10년 1월~6월 퇴직연금 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퇴직연금 적립금 누적규모는 18억 9898억원으로 2009년도 말 14조 248억원보다 35.4% 증가했다. 특히 월평균 5.2% 늘어났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29.9%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의 적립금 잔액은 19조9176억원으로 지난해 말 23조3551억원에 비해 14.7% 감소했다. 내년부터는 추가 불입이 금지되는 등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더 이상 퇴직금제도로서의 제구실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2005년 12월 도입 당시 351개소에 불과했던 사업장수는 2006년 12월 1만5868개소로 1년 사이 45배 이상 늘어났다. 이후 2007년 12월 2만8999개소, 2008년 12월 4만7652개소, 2009년 12월 6만5787개소를 기록하며 1.1배~3.6배씩 급성장하고 있다.

◇ 은행, 전국 지점망으로 점유율 확장 = 2010년 5월 현재 퇴직연금 시장에는 은행 15곳, 생명보험 13곳, 손해보험 8곳, 증권사 17곳으로 총 53개 금융회사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은행권이 은행권역 9조 8442억원로 가장 많으며 보험권역 6조 5696억원, 증권권역 2조 57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전월 대비 10.6%의 증가율을 보이며 보험권(3.3%)과 증권(2.7%)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08년 10월 이후 보험권을 추월한 뒤 계속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2010년 6월말 현재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이상은 은행권이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이 시장점유율 51.8%로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생명보험 28.4%, 증권 13.6%, 손해보험 6.2%로 따르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점유율이 각각 3.3%, 1.7% 높아진 반면 생명보험은 5.0% 하락했다. 보험권이 전국적인 대규모 지점망을 이용해 영업을 하고 있는 은행을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증권사 역시 DC형, IRA에서 다양한 실적배당형 운용방법을 제시하는 등의 강점을 부각한 영업을 진행하고 있어 금융권 퇴직연금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은행권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5곳이 10위 안에 올라 있다. 국민은행은 2조114억원으로 퇴직연금 시장 2위에 올랐으며 우리은행 1조8098억원, 신한은행 1조7079, 기업은행 1조780억원, 하나은행 8050억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넘버 1은 삼성생명으로 보험권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조3894억원을 전체 시장의 17.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 교보생명 8685억원, 삼성화재 6364억원으로 10위권 안에 올랐다. 이 밖에 미래에셋증권이 7025억원으로 전체 9위, 증권 1위를 기록했다.

◇ 어떻게 운용하나 = 현재 퇴직연금시장은 확정급여형(DB)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원리금 보장성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

제도유형별로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의 비중이 67.3%를 차지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확정기여형(DC)이 20.2%, 개인퇴직계좌(IRA) 9.7% 순이었다.

특히 확정급여형(DB) 시장에서는 은행권과 보험권이 해당 업권에서 각각 60.8%와 86.0%로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경쟁을 하고 있다. 또한 보험권과 증권은 각각 확정급여형(DB) 및 확정기여형(DC)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예적금 원리금보장상품이 88.7%(16조8390억원)를 차지할 만큼 편중돼 있다. 적립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끼리 고금리 원리금보장상품을 제공하는 경쟁이 원리금보장상품 편중비율을 높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권역은 원리금보장상품 운용비중이 생명보험 96.8%, 손해보험 97.2% 대다수를 차지했고, 증권은 실적배당형상품 비중이 21.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회사나 근로자가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가운데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수익률을 볼 때 운용회사별 수익률보다 실제 적립금이 운용되고 있는 상품별 또는 자산규모별 수익률을 파악해야 한다.

◇ 퇴직보험·퇴직신탁 폐지…퇴직연금 시장 가속도 = 퇴직연금 시장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특히 올 연말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폐지됨에 따라 하반기 퇴직연금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기존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퇴직연금 제도가 시작된 2005년 12월부터 신규 가입이 끝났고 이미 가입한 보험과 신탁도 올해 말까지만 유효하다. 퇴직연금으로 전환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올해 안으로 이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퇴직연금 활성화 조치들이 속속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법률 개정안은 △자영업자의 퇴직연금 가입 허용 △신설 기업의 퇴직연금 자동 가입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동시가입 허용 △연합형 퇴직연금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회사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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