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한국 자동차산업 10년 성과와 향후 과제

입력 2010-09-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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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한국 자동차산업 10년 성과와 향후 과제

인구 4000만 명 이상의 국가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한 마디로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자 산업의 근간이 된다. 제조업의 10.5%, 총 세수의 15.3%, 직간접 고용규모는 전체 산업의 7.1%를 차지할 정도다.

자동차산업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국가경제도 부흥기에 접어든다. 제조업이 강한 국가가 세계 경제를 주도했고 제조업 중심에는 언제나 자동차 산업이 존재해 왔다. 세계 경제의 패권은 자동차산업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은 세계 인구의 11%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이 소유한 자동차는 전체의 56%에 해당된다. 그만큼 ‘선진국=자동차 강국’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의 이면에는 차산업이 발달하면 모든 첨단기술이 동반 성장한다는 사실이 버티고 있다. 자동차는 로봇공학과 전자, 에너지 소재기술, 나노기술을 포함해 생명공학까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한국 차산업의 생산대수 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 312만대 생산에서 2005년 370만대로 성장한다. 이후 2007년 409만 대를 정점으로 2008년 리먼쇼크를 맞아 2009년 351만대로 추락한다.

이는 2004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지만 올해 400만대 생산이 예상되면서 정점이었던 2007년 수준에 근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지난 10년간의 패러다임은 신흥시장이 한국 차산업의 성장을 주도했다는 공통점은 변하지 않았다.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한 신흥시장은 2008 리먼쇼크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시장 상황에 맞는 적절한 모델의 대응과 엔진의 다운사이징이라는 시대의 패러다임을 한국차가 적절히 대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분사 엔진과 터보 차저의 일반화로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다운 사이징이라는 대세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도 등장했다. 자동차 메이커끼리의 경쟁을 넘어 전자업계와의 경쟁구도가 떠오르고 있다.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이름을 알린 애플은 TV와 자동차 시장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환경규제 강화와 세계적인 엔진 배기량 축소 등 다각적인 환경이 경쟁을 부추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이 2008 리먼쇼크 이후 다시금 이전의 거대규모로 성장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시장에서 최근 대형 SUV와 픽업트럭 판매가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어 작고 연비가 좋은 차를 생산해 경쟁력을 키워온 한국과 일본 메이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거나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다시금 대배기량을 앞세운 미국 메이커의 약진도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 현대기아차 세계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1998년에 글로벌 12위(143만대)에서 2000년 10위로 부상하면서 257만대 시대를 열었다. 5년 후인 2005년에는 120만대의 성장을 이뤄 377만대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겪었던 2008년을 극복한 지난해에는 464만대 시대를 열면서 글로벌 빅5 진입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장에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국가에 대한 전략적인 경영과 신모델 투입이 주효했다.

북미시장에서 현대차의 연비 경쟁력은 기아차가 1위를 차지한다. 그 뒤를 혼다와 토요타가 뒤따르고 현대차는 4위에 이름을 올린다.

유럽시장에서 중요시 되는 친환경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1위는 피아트, 현대차는 5위에 랭크된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5에 진입한 현대기아차의 전략에는 스피드 경영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품질경영이 뒷받침되고 있다.

2002년 통합플랫폼이 단 한 개도 없었던 현대기아차는 2009년 6개로 통합 플랫폼을 늘렸다. 같은 기간 전체 플랫폼은 22개에서 18개로 줄어 경쟁력을 확보했다. 반면 생산 모델은 28개에서 32개로 늘었다. 플랫폼을 줄이면서 팔 수 있는 모델은 더욱 늘어나 비용적 측면의 경쟁력도 커졌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경쟁 메이커의 약점을 주효하게 파고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토요타의 경우 고도의 숙련된 인력이 최대 장점이었다. 꼼꼼한 조립품질을 앞세워 내구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확대가 걸림돌이었다. 일본현지에서의 숙련도가 다른 생산시설에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대 유지수 교수는 이러한 급변화 속에서 아직 국내 차산업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먼 것으로 풀이했다.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었던 토요타가 빠르게 회복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들을 뒤쫓았던 지난 10년과 달리 향후 10년은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는 명제가 남아있다.

유 교수는 지속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다섯 가지 배경을 꼽았다.

첫 번째로 ‘존경받는 자동차메이커의 탄생’을 주문했다. 그는 일본인이 토요타를 자랑하듯 우리 국민도 현대기아차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고객만족에 대한 투자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고 신뢰를 얻기 위한 메이커의 행보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둘째 최고의 엔지니어가 육성돼야 하고 셋째 정부의 지원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넷째 부품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언론과 노조,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이어져야 한다.

마지막 조건은 국가적 그리고 경제적, 전략적인 인식변화가 완성차 메이커의 성장에 주춧돌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언론은 자동차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한국기업의 칭찬과 비판의 균형을 세워야 한다. 이는 나아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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