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① 대권 싸움으로 멍드는 日 경제

입력 2010-08-27 11:12 수정 2011-02-14 16:1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위기의 일본 대해부

(편집자주: 일본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에 세계 2위 자리를 내준 경제는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크게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4회에 걸쳐 일본의 정치·경제 ·증시를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대권 싸움으로 멍드는 日 경제

②‘넘버3’로 전락한 日경제, 출구가 안 보인다

③ 정국 불안에 증시도 출렁...먹구름 짙어져

④ 1등병이 낳은 어글리 재팬

오자와 이치로 전 일본 민주당 간사장이 다음달 14일 열리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일본 정국이 또 한번 요동칠 조짐이다.

정계의 관심이 정국으로 쏠리면서 엔고와 주가하락에 대응한 경제대책은 뒷전으로 밀려나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경계와 함께 총리 교체 가능성까지 부상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왼쪽) 전 일본 민주당 간사장이 다음달 14일 열리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일본 정국이 또 한번 요동칠 조짐이다. 오른쪽은 간 나오토 총리.=블룸버그
오자와 전 간사장은 26일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그의 출마선언은 총리 후보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기자 회견에서 “(2003년 민주당 결성 당시) 내 판단에 따라 오자와 씨를 민주당에 끌어들였다. 이런 경위 때문에 오자와 씨를 응원하는 것이 대의라 생각한다”며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오자와의 출마 선언에 간 나오토 총리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선 당내 실세이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자와와 간 총리와 정책노선이 다르다.

오자와는 지난해 민주당에 역사적 승리를 안겨준 매니페스토(정권공약)를 착실히 수행하자는 입장인 반면 간 총리는 소비세율 인상을 핵심으로 한 재정건전화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당 대표 선거의 향방에 따라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예산편성과 소비세율 논의에 영향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재무상 출신인 간 총리는 그리스 재정위기를 계기로 일본의 재정 악화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지난 6월 취임 후 재정건전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는 작년 중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자녀수당 전액 지급 등을 포기하는 한편 세수 확대를 위해 소비세율 인상론을 주장하다 지난 7월 참의원에서 민주당의 참패도 불사해야 했다.

반면 오자와는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와 자녀수당, 농업 종사자 소득 보상 등을 약속하고 작년 중의원 선거에서 이긴 만큼 정권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자와가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현재의 예산편성 지침이 백지로 돌아올 가능성은 물론 총리 교체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고와 그에 따른 주가하락이 일본을 장기 침체로 몰고 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차라리 현상 유지가 낫다는 입장이다.

오자와가 승리해 총리 자리에 앉았을 경우 경제정책은 하토야마식 ‘뿌리기’ 노선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주요국 가운데 최악인 일본의 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거물들 입에서는 경제대책은 뒷전으로 밀어내고 당쟁에 여념이 없는 민주당에 대해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겸 사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에는 다양한 중요 사안이 있지만 엔고로 일본이 침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일본이 침몰하지 않는 대책을 세우고 나서 싸워줬으면 한다”고 일침을 놨다.

아사히맥주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도 같은 날 회견에서 “정치는 어떻든 경기대책이나 잘 세워 줬으면 한다”며 추가 경기부양책 등의 대응책들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촉구했다.

민주당의 정국 혼란 예고에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26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61.09엔 오른 8906.48엔으로 5거래일만에 소폭 반등했다.

이날 반등은 엔화 강세가 한풀 꺾인 영향일 뿐 오자와의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에 대한 환영의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노무라 증권의 기우치 다카히데 애널리스트는 “오자와의 출마 선언은 호재가 아니다”며 오히려 “민주당의 분열에 따른 정치 혼란은 증시에 악재”라며 “정치 혼란을 우려해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를 유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풋살'도 '요리'도 재밌다면 일단 도전…Z세대는 '취미 전성시대' [Z탐사대]
  • "포카 사면 화장품 덤으로 준대"…오픈런까지 부르는 '변우석 활용법' [솔드아웃]
  • 단독 삼정KPMG·김앤장, 금융투자협회 책무구조도 표준안 우협 선정
  • 4인 가구 월 가스요금 3770원 오른다…8월부터 적용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코스피, 삼성전자 깜짝 실적에 2860선 마감…연중 최고
  • 고꾸라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1년 6개월만 최저치…겹악재 지속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273,000
    • -3.82%
    • 이더리움
    • 4,230,000
    • -5.96%
    • 비트코인 캐시
    • 464,700
    • -5.55%
    • 리플
    • 604
    • -4.88%
    • 솔라나
    • 192,700
    • -0.16%
    • 에이다
    • 499
    • -7.08%
    • 이오스
    • 684
    • -7.44%
    • 트론
    • 180
    • -1.64%
    • 스텔라루멘
    • 121
    • -5.47%
    • 비트코인에스브이
    • 50,000
    • -8.51%
    • 체인링크
    • 17,570
    • -5.79%
    • 샌드박스
    • 401
    • -3.6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