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2년 연속 무분규 합의점 찾았다

입력 2010-07-21 23:39 수정 2010-07-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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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노조 설립후 최초, 임금과 격려금 등 잠정 합의

현대자동차 노사가 21일(수) 재개된 13차 교섭에서 긱본급 인상과 격려금, 성과금 등을 포함한 2010년 임금협상에서 잠정 합의점을 찾았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본교섭에서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87%, 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금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로 인해 23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무분규를 이뤄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10년 임협 잠정합의안은 임금의 경우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금 300% + 200만원 ▲글로벌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에 주식 30주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별도 요구안으로 ▲생산직군 직급체계 개선 ▲직무수당, 복지수당 기본급화 및 근속수당 현실화 ▲주간연속2교대제 노사공동 근로형태변경추진위에서 별도 논의 ▲사회공헌활동(시민사업 추진) 확대 및 별도협의체 구성 ▲품질향상 공동 노력 및 고용안정 확약서 등이 논의됐다.

2010년 임협은 지난 6월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3차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불안정성 확대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공감함으로써 상호 양보를 통한 상생의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기록함으로써 합리적 노사관계 기틀을 다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2년 연속 無분규 잠정합의=현대차 노사는 이번 합의로 노조 역사 23년 만에 첫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회사 경쟁력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과거 대립적 노사관계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생산성 향상과 품질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안정된 노사관계 확립 없이는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차 노조가 정치파업도 하지 않은 완전 무분규를 기록한 것은 23년 역사상 94년과 지난해뿐이다.

노조는 1987년 노조 결성 이후 거의 매년 파업에 돌입해 총 112만대 생산차질에 11조6,68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힐 정도로 강경투쟁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정치투쟁' 대신 '노사 상생'과 '중도 합리'를 내건 이경훈 집행부가 당선되었고, 12월에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무분규 협상 타결을 이끌어 냈다.

2년 연속 무분규로 합의한 올해 임금협상은 상견례 이후 불과 한 달 여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6일 만에 합의한 9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단기간 합의다. 이는 노사가 휴가 전 타결을 위해 주 2~3회의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집중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올해 교섭의 최대 난제로 우려됐던 주간연속2교대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방안에 대한 연구와 심층적인 접근을 하자고 합의하는 등 협상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현실적 접근도 큰 도움이 되었다.

◇ 정치투쟁 지양, 근로조건 개선에 초점=아울러, 정치투쟁보다 조합원의 권익향상과 근로조건 개선에 초점을 맞춘 현대차지부의 교섭 방식도 원만한 노사 합의를 이끈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개정노조법 시행에 반대해 기아차를 비롯한 금속노조가 전면적인 투쟁 국면으로 돌입한 반면, 현대차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타임오프 회오리를 피해갈 수 있었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5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전임자와 관련된 단협 유효기간이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며 전임자와 관련된 요구를 교섭의제에서 제외시켰다.

이 같은 기조는 정치투쟁의 선봉에 서지 않겠다는 現집행부의 의지와 함께, 과거와는 달리 실익 없는 파업에 더 이상 호응하지 않겠다는 조합원들의 밑바닥 정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지난 4월 개정노조법을 반대하는 금속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사상 최저의 찬성률인 38%(재적 대비)를 기록하며 정치투쟁에 대한 거부의사를 확실히 밝힌 데서 확인됐다.

◇ 노사, 위기 공감대 형성=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추락하는 등 악화되는 경영환경에 대한 노사간 공감대 형성도 이번 잠정합의의 또다른 배경이 되었다.

국내 경쟁사들의 점유율이 턱 밑까지 쫓아오고 있고, 수입차도 3,000만원대 이하 대중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을 지속적으로 잠식해오는 상황에서 노사관계마저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경제위기 당시 세제혜택을 줬던 각국 정부의 정책지원이 종료되고 남유럽 경제위기와 세계경제 더블딥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직원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노사관계 안정화는 필수적이었다.

특히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GM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품질로 명성을 쌓은 도요타가 리콜문제로 중대한 위기에 봉착한 것도 반면교사 역할을 했다. 격변하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노사가 따로 놀아서는 생존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 품질향상 위한 노사공동 노력 합의=현대차 노사는 또 임협 잠정합의안과 함께 품질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IQS(초기품질지수) 조사에서 전세계 37개사 중 4위를 기록했고, 일반브랜드 중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수 십 년간 품질의 대명사로 군림했던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로 위기를 겪은 사례에서 보았듯이 품질에 관해서는 결코 자만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품질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품질 투명경영 시스템 확립 ▲현장 종업원 교육 프로그램 마련 ▲품질향상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 등에 최종 합의했다.

이처럼 품질향상을 위해 노조도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은 따라 향후 품질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잠정안 마련은 직원들의 고용안정, 근로조건 개선과 함께 회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생산성 향상 및 품질향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고 밝혀 향후 현대차 노사관계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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