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톡톡 증권가] 거래소와 교각살우(矯角殺牛) 교훈

입력 2010-07-22 15:56 수정 2010-07-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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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한국거래소가 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소의 뿔 모양을 바로 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 사자성어처럼 공공기관 지정 이후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내용보다 형식에 얽매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봉수 이사장이 취임 이후 조금씩 개혁의 물결이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개혁의 급물살이 흘러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산에서 부터 통제를 시작해 모든 근무환경을 공무원 수준으로 맞추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를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이른 무더위가 찾아 왔지만 거래소는 공무원들의 에너지 절약 방침에 걸려 무더운 사무실에서 연방 부채질하는 모습이어서 업무 효율 상 낭비가 더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일 처리는 점점 늦어지고 있으며 특히 근무여건 열악으로 고급 인력육성은 뒷전으로 하고 이탈현상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거래소는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으로 공공기관중 최고의 연봉을 받아 많은 비판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거래소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룰 만큼 성장했던 거래소가 준공공기관 지정이후 정치권과 외부의 입김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격세지감이 떠오른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지분 하나 없이 독점적 사업구조와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증권사가 대주주로 있는 순수 민간기업을 준공공기관으로 지정한 점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독점적 사업구조와 문제가 돼 왔던 방만경영은 다른 수단으로도 충분히 개혁이 가능했던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다행인 점은 김 이사장이 직책정년제와 같은 무의미한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거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조건 요구에 과감히 국익을 위해 반대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이다.

직책정년제는 거래소가 인력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재임 기간이 긴 부장과 팀장을 일반 팀원으로 발령하는 제도를 말한다. 실제 구조조정 효과보다 고급인력을 무보직으로 발령함으로써 오히려 잉여인력으로 내버려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현재 김 이사장이 경영개혁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여러 가지 규제와 정부의 입김으로 다소 늦춰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거래소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을 하루 빨리 해제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증권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국가는 한국뿐이다.

정부는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거래소를 만들기 위해 먼저 공공기관 해제를 서두르는 것이 국내 증권산업 발전과 해외 시장에서 세계 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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