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부회장, 실적 악화 경영능력 '도마위'

입력 2010-06-28 13:43 수정 2010-06-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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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소홀 탓 평가 ...'중도 하차설'까지 돌아 거취 관심

최근 LG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게 제시되면서 남용(61ㆍ사진) LG전자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그룹 오너로부터 재신임을 받아 연초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선임됐지만, 재임용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도 하차설'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남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TV와 휴대폰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2분기 매출(해외법인 포함)은 14조6000억원대로 1분기(14조4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최저 2791억원으로 1분기(4890억원)에 비해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평소 남 부회장이 연구ㆍ개발(R&D)보다 마케팅에 비중을 둬,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IT기술을 뒤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R&D 투자 소홀로 시장 상황 대처 미흡

이처럼 LG전자의 실적 악화가 초래된 데에는 R&D 투자가 소홀한 것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남 부회장 경영 1기인 2007~2009년까지 LG전자의 매출은 40조8500억원→49조3300억원→55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조23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조8800억원 등 매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 잇따라 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전자업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R&D투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조7000억원으로 동결된 바 있다.

따라서 각종 비용 절감과 마케팅 강화에 힘입어 최고의 실적을 거둔 것일 뿐, 제품과 기술 개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평가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김쌍수 대표(현 한국전력공사 사장)가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인 결과가 남 부회장 시기에 빛을 발한 것"이라며 "공대 출신인 김 사장보다 R&D에 소홀한 것이 경영 2기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CEO는 자신의 임기 중에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꾸준한 기술개발을 요하는 전자업종에서는 거시적 관점과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 R&D투자를 꾸준히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가 매년 매출액의 8~9%를 R&D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LG전자는 5% 이하의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점이 제품 및 기술개발에 한계를 느끼게 하고 있다.

◇남 부회장 퇴진(?)... 구본준 부회장 부상하나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재신임을 받은 남 부회장의 교체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임기종료를 앞두고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LG전자 CEO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지만, 그룹 경영진은 남 부회장을 재신임, 올 초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부회장으로 재임명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위기설'로까지 확대되자 CEO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는 것.

회사의 한 관계자는 "소위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라는 말이 있지만, 최근 남 부회장에 대한 교체 소문이 사내에 번지고 있다"며 "심지어 연말까지만 재임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되는 루머까지 도는 등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본준(59ㆍ사진) LG상사 부회장의 LG전자 이동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 1994년부터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재직한 바 있으며, 2006년 12월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퇴임할 때까지 LG전자와 LG반도체 등 전자관련 계열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또 최근 3년간 그룹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한 LG상사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LG상사의 실적으로 대폭 상승시켜 '와신상담(臥薪嘗膽)'할 것이라는 예측과, 최근 다른 그룹들이 '책임경영론'을 내세우며 오너 일가의 경영을 강화하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전자의 컨센서스 미팅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말한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은 연R&D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며 "전자업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R&D 투자강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 부회장은 최근과 같은 위기를 또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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