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필리핀서 철도 르네상스 연 대우인터내셔널

입력 2010-06-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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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남부 통근철도 프로젝트 성공…2~3단계 공사 수주도 유력

▲마닐라 중심지를 지나는 남부통근열차.
"마닐라 외곽지역인 알라방(Alabang)에서 마닐라 중심지인 브엔디아(Buendia)까지 1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이번 통근철도 개통으로 절반 이하인 30분 가량으로 단축됐습니다."

박석용 대우인터내셔널 마닐라 지사장은 마닐라 남부통근철도 사업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마닐라 통근열차는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의 하나로 대우인터내셔널·한진중공업(철도와 역 건설) 컨소시엄이 참가했으며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연결 구간은 마닐라 신흥 신도시인 알라방(Alabang)에서 중심부인 투투반(Tutuban)까지 32km. 지난해 7월에 열린 개통식에는 아로요 대통령까지 참석할 정도로 국가적인 관심사였다.

▲남부통근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 시민들.
지난 8일 마닐라 근교에 위치한 수깟(Sucat)역. 통근열차가 정차하는 이곳은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연상케 할 정도로 한적했다. 하지만 이내 시내 중심부로 들어갈 수록 정차하는 역마다 승객들이 밀려들면서 열차는 금새 만원이 됐다.

마닐라 통근열차 사업이 이처럼 필리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저렴한 열차 가격과 편의성 때문이다.

김상영 마닐라지사 차장은 "필리핀 대중교통에서 에어컨 장착 여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면서 "최대 10배 가량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필리핀 사람들이 마닐라 외각에서 중심가로 출·퇴근을 위해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버스의 경우 에어컨이 없을 경우 14페소이며 에어컨 버스의 경우 40페소~120페소까지 다양하다. 이에 비해 통근열차는 모두 에어컨이 장착돼 있음에도 구간별로 7~12페소에 불과해 에어컨이 없는 버스보다도 10배 가량 저렴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마닐라 통근열차는 하루 왕복 9회, 편도 18회를 운영하면서 하루 이용객만 16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김 차장은 "마닐라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가 마닐라 중심에 살고 있는 자녀를 자주 만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는 미담을 수시로 들을 정도로 필리핀 사람들 사이에서 통근열차의 인기는 높다"며 "열차로 출·퇴근을 한다는 개념이 없었던 필리핀에 통근열차라는 새로운 교통 개념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마닐라 시민들이 남부통근 열차를 이용해 중심지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당초 이 구간을 운영하던 선로가 너무 낡은데다 주변으로 빈민가가 형성돼 안전운행을 방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과 일본은 대우인터내셔널보다 먼저 사업을 시도했으나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포기한 전력이 있었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은 사업 추진에 앞서 선로변 빈민가 주민에 대한 이주를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를 적극 수용해 통근열차 사업(5000만달러 규모)의 3배인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알라방 북부지역에 선로변 빈민가 주민 이주지를 만들어 이주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3만3946가구가 이주를 완료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은 1차 사업을 마무리하는데 이어 2차와 3차 사업을 잇달아 추진할 계획이다. 2차 사업 구간인 알라방-칼람바(27.5㎞)에서는 빈민가의 이주를 완료한 상태며 3차 사업 구간에서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2차 공사에는 9400만 달러가 책정돼 있다.

박석용 지사장은 "1단계 구간 공정률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93.7%로 10월 완공될 예정이며 2단계 사업은 내년 상반기 추진될 계획"이라며 "이번 통근열차 사업으로 한국이 필리핀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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