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저축은행 국유화.. 재정부담 확대

입력 2010-05-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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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중앙은행이 경영난에 처한 지방 저축은행 카하수르를 국유화하면서 가뜩이나 압박을 받고 있는 재정난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146년 전 카톨릭 교회가 설립한 카하수르는 지난해 5억9600만유로(약 925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존폐여부가 거론돼왔다.

카하수르 이사회가 업계 최대인 우니 카하와의 합병을 거부하면서 스페인 중앙은행이 구제금융을 투입해 국유화에 이르게 됐다. 스페인에서 구제금융을 통해 국유화된 것은 카하수르가 처음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카하수르에 대한 구제금융이 최대 35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정적자로 고전하는 스페인 정부의 부담을 한층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카하’라 불리는 상호저축 은행들은 호황 시 대출규모를 5배 이상으로 늘리면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카하들의 방만한 대출에 주목, 스페인 국내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카하에 대한 지원과 취약한 은행을 폐쇄하는 등 카하수르를 계기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의 알바로 쿠에르보 교수는 카하수르의 국유화에 대해 “중앙은행이 저축은행 문제 근절에 나설 채비를 정돈하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 좋은 일”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이 파산할 경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은 주식회사 형태가 아니라 이익의 일부를 전통적으로 사회 프로그램에 충당하지만 설명 책임이 결여돼 있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스페인 여당인 사회노동당과 최대 야당은 저축은행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발행시켜 자본 증강과 기업통치 개선을 도모하는 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은 24일 “더 많은 저축은행이 향후 몇주 안에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내는 한편 저축은행 이사를 지명하고 있는 지방 정부에 대해서는 “정치적 이유로 합병을 늦추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그러나 카하수르의 국유화를 계기로 한 은행권의 구조조정이 스페인은 물론 유럽 전역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산티아고 로페스 애널리스트는 “카하수르가 국유화되면서 금융시스템과 국가부도 리스크,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스페인 증시에서 2위 은행인 BBVA가 2%대 빠지는 등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월말까지 16개 저축은행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인저축은행협회에 따르면 현재 적어도 16개 은행이 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이미 합의를 완료했다. 이들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99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9.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구제비용이 재정에 한층 더 걸림돌이 될 것은 기정사실이다.

무디스의 마리아 호세 모리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의 저축은행 구제 비용은 분명히 추가 압력이 될 것”이라며 “무디스는 스페인의 신용력의 종합적 평가에 구제금융 비용을 반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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