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대북관광‧현대건설 다 놓치나

입력 2010-05-17 18:04 수정 2010-05-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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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산 동결 재무구조약정 악재 잇달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현대아산 자산 동결 조치에 이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현정은 회장은 지난 4월 12일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2020 비전선포식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현대그룹 인수를 2010년 핵심과제로 삼은 바 있다. 현대가(家)의 적통을 인정받고 고 정주영 회장 시절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야망이다.

이 같은 현 회장의 힘찬 행보에도 불구하고 출발이 좋지 않다. 금강산 관광은 재개는커녕 사업 자체가 송두리째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북한은 지난 27일부터 우리 정부의 관광 중단 조치에 반발해 북한 내 현대아산을 비롯한 국내 민간기업들의 부동산 자산을 동결 조치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53억원과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순손실은 2008년에 213억원 2009년에 299억원에 이른다. 금강산 관광이 영구 중단될 경우 금강산호텔과 SOC 등 초기 투자금액을 포함한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문제는 금강산 관광 문제가 이미 현대그룹 차원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친MB 인사로 알려진 장경작 사장이 전격 취임했지만 천안함 사태 등으로 오히려 남북 관계는 더욱 냉각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도 갈수록 꼬이고 있다. 해외 부문의 수주에 힘입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에만 매출 2조773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으로는 기업가치가 치솟고 있는 현대건설을 인수하기에는 버겁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로지엠 등 현대그룹 주력 4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총 1조78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 17일 채권단과의 재무구조약정 체결 대상에 최종 포함되면서 각종 사업 추진이 제약을 받게 돼 현대건설 인수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한 한진해운의 경우 세일 앤 리스 방식으로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부산신항만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으로 총 45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투입했다.

현대건설은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뿐만이 아니라 경영권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회사다.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잇단 악재에 현정은 회장이 경영 구상을 수정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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