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구제기금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입력 2010-05-12 08:46 수정 2010-05-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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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뉴욕증시(10일)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긴급구제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안도하며 폭등했다.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시장의 안정을 위해 유럽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발표도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다우지수가 1년래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하며 3.90% 치솟는 등 주요지수들이 4% 전후의 급등세로 마감했다.

1690선에서 상승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의 관망 스탠스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힘을 얻으면서 약세로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aa) 수준으로 강등시킬 수 있다고 밝힌 점과 다시 불거진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반등을 활용해 주식비중을 줄여놓으려는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1660선까지 밀렸던 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해 전일대비 7.39p(0.44%) 내린 1670.24p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203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987억원 순매도로 대응했다. 장중내내 매도우위를 보이며 투자심리를 압박하던 외국인은 마감후 154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KSP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129계약 매도우위로 베이시스를 악화시킨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3415억원) 위주로 3357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1.90% 급락한 것을 비롯해 닛케이지수(-1.14%), 항셍지수(-1.37%), 가권지수(-0.73%), 싱가포르지수(-0.79%) 등이 동반 약세로 마감했다.

시총상위 대형주 하락 주도..삼성 신수종 사업투자 관련주↑

외국인과 기관이 팔짱을 끼면서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하루만에 대부분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전일 급등했던 금융주들도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1.49% 내린 것을 비롯해 POSCO가 기관의 매도공세에 3.11% 급락했고 신한지주(-2.21%), 한국전력(-2.02%), KB금융(-2.83%), 현대중공업(-0.81%), 현대모비스(-1.11%), LG전자(-0.43%), 하이닉스(-1.12%), LG디스플레이(-3.79%), SK텔레콤(-1.47%), 우리금융(-1.20%), 현대차(보합) 등 각 업종 대표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생명 상장을 하루 앞둔 가운데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삼성정밀화학이 8.38% 급등했고, 대한생명(3.95%), LIG손해보험(3.87%), 현대해상(6.28%), 메리츠화재(2.52%) 등의 보험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그밖에 LG이노텍이 7.32% 급등했고 LG(5.01%), 글로비스(4.51%), 삼성전기(3.91%), 대한통운(6.99%), SK C&C(6.87%), 금호산업(6.72%), 케이피케미칼(6.28%), 오리온(6.04%), 한국금융지주(5.79%), LG화학(3.57%) 등의 시총 상위주들이 지수를 거슬러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사장단회의를 열고 오는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꼽힌 LED,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신수종사업 관련주들이 들썩거렸다.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관련된 이수앱지스를 비롯해 제넥신, 이노셀, 바이넥스 등이 상한가에 진입했고, 케이디미디어(9.93%), 슈넬생명과학(7.56%), 메디포스트(6.42%), 차바이오앤(6.26%), 바이로메드(6.21%), 엔케이바이오(5.99%), 인포피아(5.49%) 등이 크게 올랐다.

그밖에 인성정보(상한가), 비트컴퓨터(13.92%), 유비케어(7.38%), 나노엔텍(8.42%), 코오롱아이넷(6.94%), 넥스콘테크(5.55%), 에코프로(8.72%), 이랜텍(7.47%), 한솔LCD(8.68%), (8.46%), 에스에너지(5.10%), SKC솔믹스(8.33%) 등의 관련주들도 두드러진 강세를 연출했다.

한편 두산그룹주들은 익숙한 유동성 위기설에다 밥캣 증자 루머가 더해지면서 다시 동반 급락했다. 두산이 7.59% 급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5.21%), 두산중공업(-5.39%), 두산건설(-0.61%)이 일제히 하락했다.

우리나라가 요르단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비에이치아이(-5.73%), 모건코리아(-6.25%), 보성파워텍(-5.92%), 케이아이씨(-5.20%), 한전KPS(-4.51%), 한전기술(-2.96%) 등의 원전 관련주들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다.

구제기금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1조달러 규모의 유럽 구제기금 마련 약발은 하루밖에 가지 못했다. 전일 구제책에 환호했던 아시아 증시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 재정안정기금 지원과 PIIGS 국가의 국채 매입을 둘러싸고도 유럽국가들간에 노이즈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위기를 임시 봉합하는 일 자체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유로화를 떠받치기 위해 구제기금이 마련됐지만 정작 유로화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유로에 1.5달러 교환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1.27달러 정도 밖에 바꾸지 못한다. 인위적인 통화가치 부양이 어렵기 때문에 머지않아 달러화와 동일한 가치, 즉 1달러까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유로화의 반락은 '급한 불은 껐지만 긴급 구제기금이 근본적으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해결해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남유럽국가들이 최악의 부도사태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면서 증폭됐던 불안감이 완화됐을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민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있어야 하고 국가도 분에 넘치는 지출을 과감하게 줄이는 등 재정시스템이 건전화되어야만 비로서 재정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환자가 응급조치를 받았다고 해서 퇴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꾸준하게 치료를 받아야하고 환자 스스로도 회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다우지수가 닷새만에 장대양봉을 기록하며 반발력을 보여줬지만 아직 연두색 수급기준선조차 돌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매도세가 아직은 우세한 국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새로운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반락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신용경색이 본격화되면 유동성 버블효과로 과도하게 부풀려진 자산, 주식들에 타격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

단순한 유동성의 힘으로 펀더멘탈에 비해 지나치게 오른 자산들은 각국의 긴축재정 추진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디레버리지(deleverage, 부채축소) 과정을 염두에 두고 비중을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

위기를 겪게 되면 좋은 점도 있다. 패닉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옥석가리기'는 한층 수월해진다.

위기는 곧 기회지만 무턱대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위기를 겪는 동안 더욱 선명해진 옥(玉)을 골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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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슈어넷(www.sure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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