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10년뒤 먹거리전쟁 신호탄 올랐다

입력 2010-05-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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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그룹 태양전지·LED·바이오 등 사업 영역 대부분 겹쳐 경쟁 불가피

10년 뒤 한국산업 패러다임 주도권을 놓고 삼성그룹과 LG그룹간 불꽃 튀는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삼성그룹이 11일 5대 신수종사업에서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힌 청사진과 LG그룹이 지난달 내놓은 '그린웨이 전략'상의 사업영역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두 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해당 사업을 일정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한 시한도 2020년으로 같으며 투자금액도 삼성그룹이 23조원,LG가 20조원으로 엇비슷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그동안 전자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퉈온 두 그룹의 쟁패가 미래 사업 영역으로 번지게 됐다는 평가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10일 이건희 회장 주재로 열린 신사업 사장단 회의에서 장기 투자계획을 결정한 5대 신수종사업은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 복제약과 의료기기다.

이들 사업 가운데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LED는 지난달 11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주재한 그룹 사장단협의회에서 확정한 '그린 2020' 비전에 담겨있는 사업분야다.

태양전지의 경우 삼성과 LG의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기흥사업장에서 생산용량 30MW(메가와트)급 결정형 태양전지 연구개발라인의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그러나 LG전자는 구미에 연산 120MW급 결정형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지난해 말 구축하고 연초부터 양산을 시작했다.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박막형 전지 사업까지 삼성과 LG 모두 추진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 분야는 태양전지 분야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삼성은 삼성SDI와 독일 보쉬가 투자한 SB리모티브를 통해 자동차용 전지 사업을 추진하면서 BMW와 미국 델파이 등을 납품선으로 확보했다.

LG는 LG화학을 통해 제너럴모터스(GM)의 시보레 브랜드 전기차 '볼트'에 장착할 전지를 납품할 예정이고 중국·유럽의 완성차업체와도 제휴 관계를 맺은 상태다.

LED부문, 특히 LED조명사업에서도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에서는 삼성LED가 LED조명 사업을 이끌면서 새로운 표준을 수립하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LG는 LG전자와 LG이노텍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LED조명시장을 공략하고 있다.LG이노텍이 LED 조명엔진·모듈 등 부품을 만들면 LG전자가 이를 받아 완제품을 만들고 자사 유통·영업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의약 등 헬스케어분야도 관심사다. 삼성이 바이오 복제약 사업을 들고 나왔다면 LG는 오래전부터 LG생명과학을 통해 신약개발에 투자해온 터여서 일전이 예상되고 있다.

또 삼성이 삼성전자와 삼성의료원, 삼성테크윈 등을 앞세워 혈액진단기를 시작으로 각종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반면 LG전자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케어'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 두 오너들의 의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의 미래를 짊어질 성장 동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진들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경쟁이 격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달 '그린 2020' 프로젝트들을 논의한 회의석상에서 "경영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환경분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단순히 외부의 규제나 법규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LG가 주도하는 '그린 경영'을 통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 3월 경영복귀 후 회사의 경영정책에 첫 목소리를 낸 이 회장 역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라"고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 오너가 과감한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을 강조한데다 사업영역도 비슷해 향후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두 그룹간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머뭇거릴 때 과감한 투자를 한 두 그룹 중 누가 한국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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