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경제 디플레 논란 확산

입력 2010-06-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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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에 디플레 우려까지...유럽난국

유럽발 악재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및 그리스는 향후 3년간 총 1100억유로(약 162조원)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에 합의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포르투갈, 스페인 등 다른 유럽국가의 재정위기도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좌)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그룹 의장(가운데)과 그리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우)이 그리스 지원안 합의타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특히 스페인은 그리스, 포르투갈과는 비교되지 않는 경제대국이기 때문에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락은 유럽전체의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6000억달러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중 4위의 경제규모를 지니고 있으며 그리스보다 무려 4배나 크기 때문에 스페인이 흔들리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스페인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서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지난해 11.4%로 오른 반면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3.6% 떨어졌다.

남유럽국가들의 금융불안은 유럽 전체의 재정을 도미노처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말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그리스 채권은 750억달러, 독일은 450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행들이 그리스ㆍ스페인ㆍ포르투갈에 총 15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다.

남유럽국가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같은 선진국들의 재정적자규모도 증가하고 있어서 유럽발 금융불안을 쉽사리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지난해 GDP대비 재정적자비율이 스페인의 11.2%보다 높은 11.5%에 달했다. 프랑스도 GDP대비 7.5%에 해당하는 1448억유로 재정적자로 사상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가장 재정건전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독일도 올해 재정적자비율이 유럽연합의 안정성장협약에서 규정한 적정선인 3%를 넘은 5.5%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럽이 지금 처해 있는 어려움은 재정적자뿐이 아니다. 높은 실업률과 금융불안으로 인한 유로화 가치의 하락도 유럽이 풀어야 할 문제들이다.

유로존 국가들의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11년만에 최고치인 10%를 기록한 이래 계속 10%선에서 머물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1분기 실업률이 유로존 평균의 2배인 20%에 달했다.

실업률 상승과 임금하락 등 악화되는 고용환경은 유럽 전역에 재정위기에 이은 어두운 그림자를 다시 한번 드리울 수 있다.

특히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 실업률을 낮출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게다가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공공부문 감축, 임금인하 등 재정긴축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에 고용환경이 악화될 전망이다.

경제적인 면은 물론이고 파업 및 시위 등 사회적 불안이 더욱 고조될 것이고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포르투갈 대중교통업계는 지난달 27일 임금동결에 항의해 파업에 돌입했으며 그리스 최대 공공부문 노조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는 정부의 긴축안에 반발해 오는 4일~5일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선 연일 정부의 긴축안에 반대하는 파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높은 실업률과 소비의 감소 및 수출을 통한 재정적자 감축의 어려움 등은 디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장기 경제회복을 위해서 일부 국가는 상당기간의 디플레이션을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른다”면서 “이들 국가들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물가상승률을 EU 평균 밑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에 따르면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4월 물가상승률이 1.5%에 달하는 등 유로존은 대체로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그리스 등 다른 국가들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더라도 상당기간 동안 낮은 수준의 물가인상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제니퍼 맥큐언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그리스와 유럽당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구제금융안은 지나친 재정삭감과 불충분한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률을 높이고 남유럽의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볼 때 국가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국가재정과 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적당한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이 혼합되어야 정부가 세수를 늘이면서 재정적자비율을 줄여나갈 수 있는데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일 뚜렷한 방법을 찾기 힘들다.

IMF는 지난해 -2.0%를 기록한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올해 -4.0%, 2011년에 -2.6%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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