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5년 연속 대박 비결은

입력 2010-04-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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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파괴 전략으로 최고 실적 경신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일본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사상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09년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29.7% 증가한 4658억엔(약 5조6040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5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한편 경쟁사인 KDDI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창사 이래 30년간 끊임없는 도전으로 급성장을 일궈낸 소프트뱅크. 가격파괴를 무기로 시작한 휴대전화 사업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손 CEO가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선언한 것은 2004년 6월 주주총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의 휴대전화 요금을 내리겠다”며 가격 경쟁력을 카드로 제시했다.

이 가격파괴 때문에 소프트뱅크가 일본 총무성과 다른 휴대전화 업체와 빚었던 갈등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대표적인 예가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800MHz의 주파수 대역을 업계 선발주자인 NTT도코모와 KDDI에만 분배한 데 대해 불만을 품은 것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이에 대해 “밀실적이고 불공평한 행정조치”라며 2004년 10월 총무성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일으켰을 정도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프트뱅크는 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며 과거 국영기업이었던 NTT 등 기득권으로부터 견제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아랑곳없이 소프트뱅크는 ADSL 서비스인 ‘야후BB’로 2001년부터 3년간 4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휴대전화 사업에서도 월 기본료를 1000엔 이하로 낮춰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또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단말기 할부판매제도를 도입해 통신요금과 단말기 요금을 분리해 가입자 수를 늘려갔다.

이에 힘입어 점유율은 당초 16%에서 지난 3월말 현재 19%까지 상승했다.

경영을 압박하는 수준의 부채도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 인수 후인 2006년 6월말 현재 약 2조4000억엔에서 올 3월말 현재는 1조5000억엔까지 줄었다.

▲소프트뱅크 주가 추이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성공 뒤에는 늘 구설수가 따라다녔다.

‘통화, 메일 0엔’ 광고로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경고를 받는가 하면 최근에는 ‘SIM카드 락 해제’ 문제와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광회선 정비와 사용료를 둘러싸고 NTT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의 요금 제도는 절묘하지만 교묘하다고도 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이러한 요금체계를 파헤치면 리스크를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IM카드 락’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특정 통신사에서만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SIM카드 락이 전면 해제되면 소프트뱅크가 일본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을 다른 회사 가입자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손 사장은 “SIM 카드 락 해제를 의무화할 경우 단말기가 팔리지 않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일본에서 할인 판매하고 있는 아이폰이 해외에 불법 유출돼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JP모건 증권의 사부리 히로노부 애널리스트는 “SIM카드 락이 해제되면 단말기나 서비스를 차별화하지 못해 네트워크의 품질과 요금으로 차별화가 진행된다”며 “소프트뱅크는 네트워크에서 NTT를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SIM카드 락 문제의 향배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성장 전략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폰 이용자가 네트워크 품질이 좋은 NTT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손 사장은 기지국과 와이파이(Wi-Fi,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망에 대한 설비투자를 강조하는 한편 SIM카드 락 해제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해지면 단말기의 20% 이상을 해당 기종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호사가들은 'SIM카드 락 해제' 여부에 따라 '가진 자'의 약점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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