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상장하니 동양생명 직원들 한숨만 나오네

입력 2010-03-17 10:31 수정 2010-03-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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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 받은 직원들 "대출이자만 한달에 1백만원씩 들어가는데..."

동양생명보험과 대한생명의 우리사주를 취득한 직원들의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생명보험사 상장 1호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동양생명보험이 상장 이후 공모가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상장 이전부터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대한생명은 상장 첫날 강세 및 향후 전망도 밝아 수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동양생명, 공모가 과대평가...줄곧 하회

동양생명의 우리사주를 취득한 직원들이 울상이다. 상장 이후 단 한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향후 추가 상승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17일 오전 9시 42분 현재 전일보다 1.46%(200원) 떨어진 1만3500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한달간 주가는 1만3000~1만4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0월8일 상장 첫날 공모가인 1만7000원보다도 7.65%(1300원) 낮은 1만5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쓴 맛을 봤다.

공모가가 과대평가 됐다는 분석에 외국계 매물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한 것도 같은 날인 8일로, 장중 1만6300원까지 올랐던 것이 전부이다.

이에 동양생명의 우리사주를 취득한 직원들의 심기가 편치 않다. 공모 청약 자금 마련에 회사로부터 연 5.66%의 매입 자금을 대출 받은 직원이라면 손실과 함께 이자까지 갚아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

동양생명은 공모주 배정 당시 우리사주 조합에 신주 발행물량의 20%인 400만주를 배정했으며 그 중 280만주가 소화됐다. 사원이 3500주, 과장 8000주, 팀장 이상이 1만주로 배정됐고, 청약 자금 전부를 회사에서 대출 받았다고 하면 개인별로 5950만~1억7000만원을 빌린 셈이다. 대출금의 1년 이자만 330만~960만여원이다.

여기에 우리사주 매각까지 1년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있어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상승세를 기대할 만한 모멘텀도 부족하다. 동양생명 상장 이후 관련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1만6000원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상황이다.

동양생명 직원은 "대출 이자만 한달에 100만원씩 나가는데 주식을 팔 수 있을 시점에 기대만큼 주가가 뛰어올라 손해를 메꿔줄지 의문"이라며 "대형 생보사가 상장하면서 전반적으로 올라줬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밝혔다.

동양생명 한 직원의 경우 대출을 받아 자사 주식을 1억~1억5000만원 정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영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생명 상장일에 동양생명보험의 거래량 감소와 주가 하락을 보면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에 집중을 하자는 입장인 것 같다"며 "이러한 현상이 장기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아 타 생보사와 비교 가능한 수준까지 오르겠지만, 그 수준이라는 것도 결국 공모가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한·삼성생명이 상장하면 같이 재평가를 받아 주가 회복이 있던가, 아니면 두 회사의 상장이 다 끝난 후 세 회사가 비교 가능할때 재평가를 받는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지금 예상으로는 대한·삼성생명 흥행이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후자에 무게가 실리면서 주가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약 열기 뜨거워...낮은 공모가 한 몫

반면 청약 열기부터 뜨거웠던 대한생명의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상회는 물론 강세를 보이면서 우리사주를 취득한 직원들을 미소 짓게 만들고 있다.

대한생명은 상장 첫날인 17일 오전 9시 42분 현재 공모가인 8200원보다 6.10%(500원) 오른 87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시초가 대비 2.18%(190원) 오른 원에 8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생명은 청약 열기부터 뜨거웠다. 동양생명의 공모주 최종 청약경쟁률이 12.67대 1을 기록한 반면, 대한생명은 23.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도 4조원을 돌파해 지난 2006년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 2007년의 삼성카드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또한 상장 이후 전망도 대체로 밝아 추가 상승에 대한 여지를 남기면서 우리사주를 취득한 직원들 역시 기대감이 드높다.

대한생명의 우리사주조합은 신주 발행물량의 20%인 4200만주를 배정 받았고 그 가운데 87% 가량인 3670만여주를 사전 청약 받았다. 직급결로는 사원의 경우 1인당 7500주, 차장급 이상이 3만주까지 받을 수 있어 청약 자금 전액 대출시 개인별로 6150만~2억4600만원의 자금이 소요됐다.

아울러 회사측이 신한은행 및 증권금융과 협약을 맺고 청약자금의 60% 한도내에서 각각 5.18%, 5.5%의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신한은행에서 전액 대출을 받았다면 1년 이자는 318만~1274만여원이 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실제 공모가가 나오면서 직원들 분위기가 반등됐다"면서 "밴드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 상장 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원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의 공모가인 8200원은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가격대라 판단한다"며 "생명보험사의 경제적 속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가치평가 잣대인 EV(Embedded Value)대비 공모가는 1배 수준에 불과할 뿐 아니라 EV의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대한생명의 보유계약 가치 및 중장기적으로 기대되는 이차 마진의 개선 가능성을 감안해 산출한 적정가치는 8.32조원으로 주당 1만원 수준"이라며 "이 회사의 주가 상승시 주가 조정이 진행된 손보사들에게도 긍정적인 주가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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