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영업사원 리베이트 폭로 '노심초사'

입력 2010-02-12 10:39 수정 2010-02-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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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미결금액 처리시 리베이트 재활성화 가능성에 '딜레마' 봉착

정부의 제약사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상당수 제약사의 영업사원들이 자비를 사용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업사원의 미결금액을 회사측이 해결해 주지 못할 경우 리베이트 폭로전 양상으로 갈 가능성이 커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제약사들이 지난해 8월 리베이트-약가인하 제도 시행후 리베이트 등 판촉비 사용을 자제한 결과, 회사 차원에는 판관비가 감소했지만 영업사원들이 자비로 사용한 금액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정부의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강행 의지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돌연 사퇴를 선언한 어준선 제약협회장도 기자회견에서 "현장에서 활동하는 제약회사 직원들이 과거의 관행(리베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처럼 대부분 제약사들이 리베이트에 대한 별다른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H사 영업팀장은 “우리 회사만 해도 영업부서 직원 대부분이 어떻게든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까지 사용하면서 자기돈(리베이트)으로 메꾸고 있고 다른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들었다”며 “회사측에서는 조만간 분위기를 봐가면서 이를 해결해 주겠다고 해 이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제약 영업사원들이 자비로 사용한 리베이트가 1조 가까이 된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고 있어 각 제약사마다 긴급 영업회의를 여는 등 사태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업계는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리베이트 폭로가 이어져 회사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감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회사측이 이를 인정하고 보상해줄 경우 리베이트 제공이 계속 자행돼 당국에 적발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어 대안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자신을 국내 상위사인 C사 영업사원으로 3년간 재직후 지난해 말 퇴사했다고 밝힌 A씨의 제보에 따르면 C사의 수액제 판매분에 대해 그간의 관행대로 자신의 돈을 입금했지만 회사측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 있어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A씨는 이같이 자기 돈으로 먼저 입금하는 이유는 회사측의 판매강화 정책상 추가주문을 위해서는 수금회전일을 당겨야 하는데 거래처는 실제 사용 이상의 결재를 해줄 수 없기에 이같은 편법을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액제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 온 것은 이같은 편법을 통한 판매가 이뤄진 부분이 많다”며 “이에 대해 회사는 여러차례 해결해 준다는 말만 했을 뿐 퇴직이후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영업자료를 공개해 회사측을 압박할 것”이라며 리베이트 폭로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C사 서모 부장은 “기존의 관행이라고 해도 회사에서 그러한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고 외상매출금에 대해서까지 보상을 해줄 의무는 없다”며 “A씨 건에 대해선 해당부서와 긴급회의를 통해 사실을 확인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가 지난달 리베이트 신고 포상제를 입법예고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최영희 의원이 내부 고발자 보호 및 포상제 내용을 담은 리베이트 근절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제약사의 영업사원 '눈치보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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