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높은 파고가 키워낸 '종합 중공업 그룹'

입력 2010-01-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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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경기속 수주 1위…2020년 매출 35조 목표

지난 2009년은 조선사들에게 악몽의 한 해였다. 호황기 시절 지나치게 발주된 선박들과 과잉 설비들은 거품이 꺼지자 순식간에 현실의 어려움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해운회사들이 자금난을 겪었고, 이는 그대로 조선업계의 수주급감 사태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은 오히려 빛을 발했다. 지난해 29척의 선박, 모두 37억 달러를 수주한 대우조선은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수주를 하면서 세계 1위의 조선해양 전문 기업으로 등극한 것. 또 올해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벌크선 및 해양플랜트 등을 수주하며 1월 현재까지 벌써 7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주를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대우조선의 저력은 수많은 난관과 역경을 넘으면서 쌓은 탄탄한 위기 대응 능력과 임직원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평가이다. 시련을 겪으면서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아낌없는 투자와 기술개발로 조선업의 선두주자로 도약한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 인수 5년 만인 1983년, 당시 상공부로부터 1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대우조선은 시련을 겪게 된다. 당시 조선업계를 강타한 조선경기불황으로 89년 만들어진 ‘조선산업 합리화’정책에 의해 설비 확장 등을 규제 당하게 된 것. 이 같은 시련은 대우조선에게 오히려 보약이 됐다. 그 저력이 빛을 발한 때가 바로 지난 외환위기 시절이다.

◆ 원가절감ㆍ노사화합ㆍ고부가가치선 집중 '위기극복'

당시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대우조선해양에도 위기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유동성 악화와 자금부족 등으로 경영 환경은 악화 일로로 치닫는 위험한 상황에서, 그 동안 거듭된 위기를 극복하며 나름대로 생존비법을 익혀온 대우조선해양의 저력은 이때 빛을 발했다. 돌파구는 신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선종 집중, 그리고 원가절감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최고 고부가가치 선박이었던 LNG선을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회사의 자원을 집중했다. 신기술 개발로 해외에서 수입하던 부품과 시스템을 국산화했다. 대량 구매와 구매선 다각화를 통해 자재비를 낮췄다. 이를 통해 2억 달러가 넘어가는 선박의 가격을 1억7000만 달러로 낮춰 수주할 수 있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꾸준한 원가절감 운동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경쟁우위를 점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은 2008년 5월부터 ''물자DOWN 20%운동'에 돌입, 구매물량 20% 절감, 실 사용량 20% 절감 등 절약경영 시스템 도입으로 2008년 한 해 동안 1419억원의 높은 원가절감 성과를 달성했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경비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 2008년에는 사상최대 규모인 매출 11조746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원가절감 5000억을 목표로 한 'OK(5K)운동'을 출범, 생산ㆍ기술ㆍ사내 업무에 드는 모든 절감 가능한 비용을 최소화시켰다. 특히 기술 부문에서는 목표대비 120% 이상이라는 놀라운 원가절감 성과를 이루어 냈고, 설계 단순화 및 사양 최적화 등을 통해서만 2000억원이 넘는 원가절감을 했다. 앞으로 올해 2010년에는 총 6300억원을 줄이자는 'OK 운동' 2기를 출범해 더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대우조선은 노사간의 화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우선 대우조선은 임직원의 행복과 가정이 화목해야 회사가 잘된다는 가화만사성의 기업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임상심리학 박사를 채용, 지난 2003년부터 심리상담실 '마음누리 행복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신체적 건강 유지는 물론 개인적인 고민이나 직장 내 갈등 등을 심리상담과 치료를 통해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제시, 활력 넘치는 직장생활과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돕고 건강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인 '건강증진캠페인'을 거제 보건소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연, 절주 클리닉, 비만 클리닉, 정신건강 클리닉 등을 비롯해 고혈압, 당뇨, 구강, 우울증 등의 무료검진을 실시하고 맞춤별 건강정보 자료를 제공한다.

앞서 대우조선은 부속병원을 비롯한 사내 의무실, 물리치료실,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추고 직원들의 건강검진․예방․치료 등 건강을 돌보고 있다. 이런 활동의 성과로 대우조선은 19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 냈고, 상생의 노사문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 F1전략 2기 출범ㆍ2020년 매출 35조 달성 목표

대우조선은 지난해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서 업계 최고의 경영 목표(First)를 이른 시간 안에 달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전환하며(Fast), 회사의 규정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Formula)하자는 'F1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F1 전략' 2기를 출범시켜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35조원의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미래연구소'를 개설, 미래 성장동력 개발과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 풍력업체인 미국의 드윈드(De Wind)사를 인수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전문기업인 노르웨이의 사르가스(Sargas)사와 협력관계를 맺는 등 기존 조선․해양 플랜트 분야 뿐 아니라 그와 연관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및 플랜트 사업 등으로 활발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위그선 기술 전문 회사인 '윙십 테크놀로지'사에 초기 자금 30억원을 지원해 세계 최초의 상용 위그선 사업에 투자했고, 이동식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Mobile Harbor)를 연구하고 있는 카이스트와도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대우조선은 이런 사업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2020년까지 매출 35조원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F1 전략'2기를 출범시켰다. 앞으로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수주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줄탁동기의 자세로 새로운 'F1 전략' 2기를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병아리가 알을 깨기 위해선 어미닭과 함께 안팎으로 쪼아야 쉽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내부적으로 노사가 서로 화합하고 힘을 합쳐 향후 조선해양ㆍ에너지ㆍ플랜트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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