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불황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가운데,세계 해운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한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치킨게임을 벌이던 해운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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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라인은 지난 2002년 TSA와 태평양항로서항안정화협정(WTSA)에서 잇따라 탈퇴하면서, 저가운임과 컨테이너 대형화 등을 통해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5년만에 TSA 재가입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태평양항로의 불황으로 약 30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면서 더 이상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해운업의 침체로 대형 선사들이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각국이 자국 해운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머스크라인이 TSA에 재가입하게 되면 TSA의 태평양항로 점유율이 90% 이상 높아져 해운선사들의 운임협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TSA에는 현재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해 14개 선사가 포함돼 있다.
국적 선사들의 제휴도 활발하다. 국내 양대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 9월 21일부터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에서 각사 선박에 상대회사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복교환'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운영중인 싱가포르~콜롬보~수에즈~미국 동부 노선(SZX)을 이용하고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운영중인 대만~상하이~부산~파나마~미 동부 노선(AWN)을 이용해 각각 150TEU 정도의 선복을 교환하게 된다.
150TEU 정도의 선복교환은 국내 다른 해운업체에서 또는 국내 선사와 해외 선사 사이에서는 이미 진행하던 방식이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간 선복교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달 12일부터는 태국선사인 RCL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이 한국ㆍ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주요 항만을 잇는 신규 서비스를 개설했다. 3개 선사의 컨테이너선은 신규 항로에 교대로 투입된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주요 교역국인 인도네시아에 기항하는 항로를 보유하게 돼 앞으로 연간 약 3만4000TEU의 물동량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뉴월드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CMA CGM, DP 월드와 함께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스블락트 2 컨테이너터미널을 개발, 운영할 예정이다.
또 STX 팬오션은 세계적인 곡물회사인 미국 번기, 일본 이토추 상사와 함께 연간 800만톤 이상의 곡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곡물 터미널을 2011년 미국에 완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유럽계 선사를 중심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치킨게임을 벌였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해운업체들의 제휴가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