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예금 가운데 절반은 '단기자금'

입력 2009-10-27 15:00 수정 2009-10-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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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어 떠돌다' 예금에 잠시 안착했을 뿐

금융위기 진정 국면에도 이례적인 안전자산 집중 현상에 따른 은행예금 증가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이 같은 시중 은행예금의 절반 이상은 단기자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당시 시중 은행들이 원화 및 외화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결과 한시적으로 고금리 예금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예금확보 경쟁이 치열했다는 점도 주된 요인이나 이 같이 유입된 시중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은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식 예금 등 단기성 예금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그동안 유지되면서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이 넘쳐난 결과로 풀이되는데 장기자금에서 빠져나온 돈이 결국 '갈 곳 없이 떠돌다' 은행 예금에 잠시 머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 이후 시중 은행에 유입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식예금과 같은 단기성예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5월에서 9월까지 자산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월평균 8조1000억원인 반면 같은 기간 은행예금으로는 6조6000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기간 유입된 은행예금을 살펴보면 은행예금 가운데 정기예금과 같은 중장기예금은 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고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에 해당하는 단기성예금은 3조2000억원으로 엇비슷한 규모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정기예금 재예치에 따른 은행예금 증가분을 감안하더라도 단기성예금이 전체 은행예금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단기성예금이 전체 은행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 말 41.3%에서 올해 8월 말 43.0%로 상승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장기성 투자 자금인 주식형펀드에서 순 유출된 자금이 여타 장기자금으로 유입되지 못하면서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에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가입한 주식형펀드의 경우 최근 해외펀드의 손실 최소화 및 원금회복 등의 이유로 자금을 환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자금 순유출이 장기화되는 상황인데 지난 9월 10일 이후 29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매달 집계하는 단기자금 지표인 협의통화(M1) 증가율도 올 초 두자릿수를 기록한 뒤 지난 8월 18.5%까지 상승한 반면, 장기자금인 광의통화(M2) 증가율은 꾸준히 둔화하되면서 단기 부동화 현상이 여전한 모습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현재 시중 자금의 단기부동화 정도는 시중자금이 중장기 예금 및 자산운용사 펀드 등으로 대거 유입됐던 2007년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 연구원은 "MMF 수익률이 현재 은행 저축성예금금리나 증권사 CMA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단기자금의 추가 이동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10월 현재 MMF 수익률은 2.4%로 시중 은행 정기예금 금리 3~4%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 자금 유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 연구원은 "기존 고금리 은행 정기예금 규모가 작년 10월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추가적인 예금 유입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10월 들어 자산운용사 단기자금 순유출 규모가 줄고 있어 예금으로의 이동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은행예금의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시중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완화할 때까지 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조치를 유지하면서 신용위험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한편 은행권도 부동자금을 중장기 자금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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