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매출 부풀리기 '밀어넣기 영업' 심각

입력 2009-10-2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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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및 의약품 폐기 등 문제 발생...제약사 알고도 '적발되지만 말아라' 묵인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문제가 됐던 '밀어넣기식 영업'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의약품의 과다한 재고 문제를 야기해 리베이트 및 의약품 폐기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당수 제약사들은 그동안 목표 매출 달성을 위한 편법의 일환으로 약국 및 도매상 등에 실제 주문량보다 많은 양의 주문을 하는 이른바 '밀어넣기(overpush)' 영업을 관행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는 주문도 하지 않은 약을 허위로 주문해 허위매출을 발생시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있다는 게 제약업계 영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 강북구의 L모 약사는“최근 국내 상위제약사인 H사와 D사로부터 주문도 안했는데 약이 배송돼 해당 영업사원들에게 항의를 했더니 잘못 배송된 거라면서 회수해 갔다”고 말했다.

L모 약사에 따르면 이같은 수법은 제약사들이 흔히 쓰는 허위매출방법으로 실제 정상적인 반품이 이뤄지기 보다는 영업직원들이 비정상적인 유통경로인 타 약국 및 도매상에다 다시 할인된 가격으로 되팔아 약국 거래장에 수금을 한 것처럼 처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는 대부분이 매출전표가 발생하지 않는 현금거래를 하게 되며 발생한 차액으로 인한 손해부분은 영업사원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

H사 영업 관계자는 "거의 매 분기마다 목표실적이 올라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인사고과 및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손해를 무릅쓰면서까지 이같은 편법을 쓰고 있고 회사에서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적발되지만 말아라’라는 식으로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며 ”특히 연말에는 도매상 등을 통해 대대적인 밀어넣기를 해 연초에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 매출의 10~20% 정도는 ‘뻥튀기’매출이다”며 “특히 상장사의 경우 주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실제주문량 이상을 ‘밀어넣기’하는 식으로 과다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약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시장규모는 국내제약사의 생산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제약사의 재고분을 감안할 경우 약 11조원으로 시장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즉 3조원 가량이 재고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밀어넣기식 영업이 필요이상의 재고를 발생시켜 리베이트 문제 및 의약품 폐기에 따른 비용발생, 그리고 이를 근거로 해당제약사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도 손해를 안길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재고 해소를 위해 제약사들은 의사, 약사 등에게 제품의 빠른 소진을 위한 청탁을 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리베이트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특히 과다 매출채권에 의한 재고부분 몇년치가 한꺼번에 반품으로 쏟아져 나올 경우 투자자들에게도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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