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닫힌 지갑’…내수기업 매출 4년 만 첫 감소

입력 2024-11-13 06:00 수정 2024-11-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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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성화 정책 집중해야”

▲매출 증가율 추이.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매출 증가율 추이. (사진제공=한국경제인협회)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의 매출이 2020년 코로나 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출기업의 경우 1위 기업(삼성전자) 제외 시 매출 증가 폭이 크게 떨어지는 ‘착시효과’가 다시 나타났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 성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이는 수출기업의 매출 증가(13.6%)에 따른 것으로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0년 이후 첫 마이너스(-1.9%)를 기록했다.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눴을 때 수출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했다. 내수부문은 2.4% 감소해 전체 매출의 감소를 주도했다.

매출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 -17.6% △도ㆍ소매업 -6.5%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5.5% △제조업 -1.1% 순이었다.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 도ㆍ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내수기업과 달리 수출기업 매출은 올해 상반기 13.6% 반등했으나, 전년 매출액 감소(-7.3%)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특히 1위 기업을 제외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9%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착시효과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개선됐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 비중은 지난해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기업은 올해 들어 매출액은 1.9% 줄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인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취약기업)’ 비중은 최대치를 보였다. 이 비중은 2021년 33.8%였으나, 금리 상승기(2021년 8월~올해 10월)를 거치며 지속 증가해 작년부터는 취약 기업이 10곳 중 4곳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8.3%)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 전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맞은 2020년에도 16.9%를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 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Peak)이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 정책, 투자 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 경제 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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