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맞춤형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GDP·생산자물가·기후·산업별 영향 진단
“기후 리스크 정책대응 지연 및 무대응시, 만성리스크 확대”
한국은행, 기상청, 금융감독원이 4일 공동발간한 ‘기후변화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 기후대응 시나리오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리스크레 무대응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2100년경에 기준시나리오 대비 21.0%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시나리오는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제시한 기후 리스크 충격없이 인구 성장 추세가 반영된 성장경로로 설정했다.
기존 NGFS가 제시한 기후시나리오는 국가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보고서는 ‘국내 맞춤형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시나리오 전제를 △1.5℃ 대응,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는 경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로 △2.0℃ 대응,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하는 경로 △지연 대응, 2030년까지 기후대응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경우 △무대응,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별도의 기후대응 정책을 실시하지 않는 경로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기후 리스크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GDP가 2050년경 기준시나리오 대비 1.8% 감소하는 데 그치지만 이후 기후피해가 확대되면서 2100년경에는 21.0%까지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0.30%포인트(p) 하락한다는 것이다.
만성 리스크게 취약한 산업의 생산자물가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산업의 2100년 생산자물가 변화를 기준 시나리오 대비로 보면 △농업 9.6% △식료품 32.2% △음식점 10.9%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날씨 영향도 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폭염일수는 연평균 8.8일이지만 기후리스크에 대한 무대응 시 21세기 말(2081~2100년)에는 70.7일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강수 관련 재난 및 인명피해의 주요 원인인 극한 강수량(100년 재현빈도 기준)은 무대응 시나리오하에서 21세기 중반 이후 20~8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클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리스크 무대응 시 태풍 피해 규모는 2100년경에 9조70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도 대응 시나리오로 예상되는 피해액 7조 원보다 38% 큰 수준이다.
연구팀은 “급성 리스크로 인한 국내 피해 금액 추정치는 앞선 산업별 부가가치 산출 시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태풍·홍수 피해로 인한 기업의 생산시설 피해,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실물경제 및 금융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금융권 공동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시에는 태풍·홍수 피해 수준을 고려한 영업차질률을 설정하고, 영업이익에 반영하는 방법을 통해 기업의 부도 위험 등 관련 리스크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