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태국 등 해외에 팝업…백화점 패션 경쟁력 확보 전략
국내 주요 백화점이 국내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한큐우메다본점에서 국내 14개 브랜드가 참여한 팝업 매장을 열고 있다.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칼린’,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 ‘다이애그널’ 등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말 태국 방콕의 쇼핑몰인 시암 디스커버리 백화점에서도 9개 국내 브랜드 공동 팝업스토어를 두 달간 열었다. 당시 태국 현지 업체와 100만 달러(약 13억5000만 원) 규모의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K패션 수출 지원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K패션82’이었던 플랫폼 이름은 올해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로 변경했다. 이 플랫폼은 온라인 도매 채널로 국내 신생·중소 패션 브랜드와 해외 구매자를 연결하고, 오프라인에서 계약·통관·물류 등 까다로운 수출 절차를 대신 수행한다. 현재 25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올해부턴 소비자와 개별 패션 브랜드의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도 한국 브랜드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 ‘더현대 글로벌’을 운영 중이다. 5월부터 7월까지 일본 도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서 팝업 매장을 연 데 이어 지난달부터 두 번째 팝업도 진행하고 있다. 1차 팝업 때는 노이스, 이미스, 마뗑킴 등이 참여해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점포 개장 전부터 인파가 몰리는 등 오픈런 사태도 빚었다.
현대백화점은 태국 방콕의 유명 쇼핑몰 ‘시암 파라곤’ 내 팝업스토어도 추진하고 있다. 패션 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캐릭터 등 K콘텐츠도 선보이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중국과 베트남, 홍콩, 유럽까지 진출국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패션·뷰티 상품뿐만 아니라 음식,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등에 걸쳐 30여 개 한국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8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진행한 ‘코리아쇼핑페스타’ 팝업에서 중소기업의 화장품을 소개하고 메이크업 쇼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잇달아 K패션 브랜드를 해외에서 선보이는 이유는 팝업 운영에 따른 수익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백화점 매출의 핵심인 패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미래투자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