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전인대 회의 이후 추가 부양책 초점
씨티그룹 “최대 3조 위안 규모 대책 나올 것”
중국 경기침체의 새로운 신호가 나타났다.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현지 제조업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일정 규모 이상’인 공업기업의 이익 총액이 전년 동월 대비 27.1%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17.8% 줄어들었던 8월보다 감소 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9월까지 공업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들어 올해 전체 이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됐다. 국가통계국은 이번 감소 폭에 대해 “지난해 같은 기간 이익이 워낙 많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공업기업 이익은 매달 연간 매출 2000만 위안(약 39억 원) 이상의 제조업과 광산, 전력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통한다.
블룸버그는 “공업기업 이익의 감소는 18조 달러 규모의 중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를 보여준다”며 “해당 지표는 지난달 말 인민은행의 주요 정책금리 인하와 같은 조치의 계기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해 경기둔화 우려를 부추겼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중국의 GDP 증가율은 4.8%로, 정부 목표인 ‘5% 안팎’을 밑돌았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하락해 공장물가는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심지어 하락 폭은 전문가예상치인 2.6% 하락보다 컸다. 이는 중국의 전반적인 수요 약세를 상징한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디플레이션은 지출과 투자를 감소시켜 경기침체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도 간주된다.
제조업 지표마저 극도로 부진하자 시장은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 이후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례회의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가운데 2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내놓을 정책 패키지의 규모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은 올해 추가 부양책 규모가 최대 3조 위안(약 577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달 전인대 회의에서 지방정부 부채 재조정과 은행에 자본을 추가 투입하기 위한 국채 발행 계획 등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추가 경기부양책이 올해 시행될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