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혼란, 전 세계 항공산업에 후폭풍…밀린 수주잔고만 5400기

입력 2024-10-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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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 업체 침체에 항공사·부품업체 압박
임금협상 잠정안 조합원 투표서 부결

▲프랑스 파리 인근 르 부르제 공항에서 보잉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인근 르 부르제 공항에서 보잉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혼란이 전 세계 항공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전했다.

보잉은 올해 3분기 61억7400만 달러(약 8조520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월 발생한 소형기 ‘737MAX’ 기체 사고로 인한 품질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9월 중순부터 시작된 주력 공장의 파업이 수익에 직격탄을 날렸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19억5600만 달러 적자였고, 9월 말 보유 현금은 3개월 전보다 31억 달러 감소한 105억 달러를 기록했다. 동사는 바람직한 현금 보유 수준을 최소 100억 달러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아슬아슬한 수준인 셈이다. 파업은 한 달에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무적 측면에서도 지혈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현재 보잉은 대·소형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 교외 공장의 생산 활동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보잉은 일부 중형기만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품질 문제로 소형기인 737MAX 생산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파업까지 겹치면서 1~9월 납품 기수는 2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보잉의 수주 잔고는 9월 말 기준 약 5400대로 불어났다. 2023년 생산 페이스로 연간 528대씩 납품한다고 봤을 때 단순 계산으로 10년 치 주문이 쌓인 셈이다. 일정한 수주 잔고는 항공기 제조사의 경영에 긍정적이지만, 현재 보잉의 공급은 늘어나는 수요를 전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보잉과 같은 과점 업체의 침체는 항공사와 부품업체들의 경영을 압박한다. 세계 여객기 시장은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가 과점하고 있으며, 두 회사는 각각 40~5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은 여객기가 계획대로 납품되지 않으면 운항 계획을 세울 수 없다. 항공기 산업을 뒷받침하는 부품업체들의 경영도 영향을 받는다. 보잉을 지원하는 부품사인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는 18일 약 700명의 직원에게 3주간의 휴가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9월 중순부터 이어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그 여파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보잉 노사는 최근 가까스로 임금협상 잠정안을 도출해냈지만, 이날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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