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 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소폭 상승에 그쳐 실망스럽다. 최근 강력한 성장을 보였던 수출이 감소한 점이 GDP 성장동력(모멘텀)을 잃게 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1%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가 성장률 둔화를 이끌었다.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건물·토목 건설 부진에 2.8% 줄었다.
무디스는 "2022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핵심 성장 동력인 실질 수출이 감소했다. 2분기 감소했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의 큰 폭 위축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의 큰 축을 차지했던 수출이 예상보다 일찍 둔화하기 시작한 점을 우려했다. 무디스는 "한국 수출은 최근 모멘텀을 잃고 있다. 인공지능 열풍으로 반도체 출하량 호조가 올해 수출 급증을 견인했는데, 반도체 슈퍼 사이클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는 위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의 수출 데이터는 (한국 경제가) 성장을 위해 외부 시장 부문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GDP 성장률 비중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점차 내수 쪽으로 이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우려했던 내수는 0.9%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향후 인플레이션은 약 2%대를 맴돌 것으로 봤다. 무디스는 "물가상승률은 8월 2%에서 9월 1.6%로 하락했고,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2%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완화는 실질 임금과 소비자 신뢰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에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관심은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로 옮겨붙었다. 무디스는 "긴축 통화정책으로 한국 경제가 높은 부채 상환 비용의 압박에 놓인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내수를 부양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재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금리 인하를 테이블 위에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