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금근로자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50대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난 영향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월평균 여성 임금근로자는 1015만 2000명으로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여성 임금근로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인 2020년 전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8월 기준으로 2019년 916만3000명에서 올해 1023만 5000명으로 5년 새 107만 2000명 늘었다.
다만, 여성 임금근로자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
본지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연령대별 임금근로자 증감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하 여성 임금근로자는 5년 전보다 7만2000명 줄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추세적인 20대 여성 감소의 영향이다. 40대 여성에서도 임금근로자가 8000명 감소했다. 40대는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 등 모든 형태의 취업자가 줄고 있다.
그나마 30대 임금근로자는 14만7000명 늘었는데, 이는 에코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 1991~1996년생)의 30대 진입에 따른 일시적 30~34세 여성인구 증가와 30대 미혼율 상승에 따른 경력단절 여성 감소 효과다. 이런 상황은 고용상황 개선과 거리가 있다.
전체 여성 임금근로자 증가를 견인한 건 50대 이상이다.
50대 여성 임금근로자는 28만2000명 늘었다. 다른 연령대와 다르게 무급가족종사자가 대폭(11만1000명) 감소하면서 임금근로자가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보건복지 서비스업, 주로 돌봄 서비스 쪽에서 고령 여성이 갈 만한 일자리가 많아지다 보니 그쪽에서 취업자가 늘고 있다”며 “무급가족종사자는 가구원 수 감소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무급가족종사자에서 임금근로자로 옮겼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영업 불황 장기화로 배우자가 운영하던 사업체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다른 사업체에 취업했을 가능성도 있다.
60대 이상 여성은 모든 형태에서 취업자가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임금근로자 증가(72만3000명)가 두드러졌다. 50대와 마찬가지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가 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해당 산업 취업자는 전체 60대 이상 취업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75세 이상 여성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의 14.7%를 차지했는데, 이는 재정 일자리인 노인 일자리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