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 굿모닝 특강은 2018년 11월 이철우 도지사가 취임 후 개설한 새벽 공부 모임이다. 전국의 내노라하는 명 강사를 초청해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문화, IT, 4차 산업혁명 등 여러 분야 강의를 듣는다. 공직자들이 자신이 맡은 업무를 넘어선 다른 분야 강의를 듣으니 시야도 넓어지고 역량도 크게 강화된다. 7년에 걸쳐 300회를 돌파한 것 자체도 대단하다.
강의가 시작되자 긴장이 됐다. 대통령 재임시 열심히 했던 업무를 강조할까? 퇴임후의 감회를 언급할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첫 멘트에서 “대통령 시절의 여러 일보다는 서울 시장 시절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재임 시절에 추진한 여러 정책에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공무원 출신이 아닌 민간인이 서울시장으로 부임하니 많은 서울시 공무원이 긴장했다고 한다. 첫 지시가 서울 시립병원의 병원장과 원무과장등 병원 간부를 소집해 서비스를 개선하라는 것이었다. 무료, 30% 할인등 이용자 위상에 따라 차별대우를 했던 시립병원 서비스를 대폭 개선했다고 한다. 청계천 복원사업, 중앙 버스차로 시행, 전통 시장 현대화등 등 많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공직자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특강을 듣기 전이나 특강 중에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전직 대통령이 지방 공무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하는 것도 처음이다. 필자는 농촌진흥청장으로, 농식품부 제 1차관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열심히 일했다. 녹색성장(Green Growth)추진, 금융위기 극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4 대강 사업 등 많은 사업을 추진했다. 집권초기의 광우병 쇠고기 파동도 머리에 떠오른다. ‘녹색성장’은 글로벌 시대에 직면하여 대한민국이 선도해 나갔던 아젠다였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시대를 예견한 녹색성장 정책은 국내외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농업분야에서는 ‘농업 녹색성장’을 역점 추진했다. 청와대에서 장차관, 국회의원, 시장, 군수, 유관 기관장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농업 녹색성장‘ 대책을 보고한 것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등 다양한 목적으로 추진된 4대강 사업도 생생하다. 4대강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농식품부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했다. 전국 109개 저수지 둑을 평균 4.2 미터를 높여 2억3000만 톤의 저수량을 증가시켰다. 수질 개선 등 추가 해결과제는 있으나 물 부족을 방지하고 홍수등 자연 재해에 대비한 4대강 사업은 큰 업적으로 남는다. 지류·지천 사업까지 추가 추진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강을 듣고나니 몇 가지가 머리에 강하게 남는다. 첫째, 80이 넘은 고령에도 전직 대통령이 지방에 와서 공직자를 상대로 일하는 자세를 강조하니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둘째, 5년의 집권 기간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일을 많이 한 정부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너무 인색하다고 여겨진다. 퇴임후 수감생활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로 안타깝다.
셋째, 공직자의 일하는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일은 지도자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결국 공무원들이 일을 해야한다.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던 공무원이 지병이 겹쳐 순직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한 분이라도 더 설득 못해 아쉽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라고 감동 받았다”고 했다. “나라를 위하는 일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 공무원들이 정책에 공감하고 열정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지방공무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경상북도가 저출산 극복, 수도권 집중완화등 국가적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데 대해 많은 칭찬도 했다. “그런 것들은 중앙정부가 해야 될 일이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고 격려했다.
특강을 마치고 세계적 관광지인 안동의 하회마을을 방문해 관광객과 사진도 찍으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역대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된다. 공과가 있으나 역사적 평가는 후세의 몫이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도 보람도 많고 후회도 있을 것이다. 귀경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서 정치권이 할수 없는 많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