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부친 한승원 "딸 노벨상 실감 나지 않아…세상이 발칵 뒤집힌 느낌"

입력 2024-10-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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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왼쪽)과 딸 한강 (연합뉴스)
▲한승원(왼쪽)과 딸 한강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세상이 발칵 뒤집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한승원 작가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딸의 노벨상 소식을 듣고) 처음엔 당황했다. 깜빡 잊어버리고 있었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가끔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이 그런 사고를 잘 내더라.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서 수상한 경우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도 수상 소식을 기사 내기 15분 전에야 알았다고 한다. 한승원 작가는 "그 사람들(노벨위원회) 무서운 사람들이다. 기사 내기 15분 전에서야 수상자에게 알려줬다"며 "그 기쁨을 엄마, 아빠한테도 말할 기회 없이 전화 받고 그러느라 우리와는 한참 뒤에 소통이 됐다. 본인도 아직 실감이 안 나는 듯했다"고 전했다.

딸의 노벨상 수상 이유를 묻자 한승원 작가는 "한국어로선 비극이지만, 그 비극은 어디다 내놔도 비극인데 이를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했다. 이런 정서, 분위기, 문장을 높게 보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이어 "'채식주의자'에서부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에 '작별하지 않는다'가 나왔다"며 "광주와 4.3이 연결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 거기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사랑 같은 것,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이것들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한승원 작가는 "딸의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소설은 냉정하게 보는데 내 자식이라 그러는 게 아니고 하나하나가 다 명작"이라며 뿌듯해했다.

한편, 한강 작가는 전날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건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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