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반쪽 증자' 왜?

입력 2009-07-10 17:21 수정 2009-07-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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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M&A 시기상조' 경고에 '낮은 포복'

KB금융지주가 10일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1조원대로 대폭 축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지주는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3000만주를 신규로 발행해 약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KB지주가 추진해 온 2조원 규모 증자보다 대폭 축소된 것이어서 황영기 회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해 온 M&A 전략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사회, 黃회장 M&A 추진 제동(?)

업계에서는 KB지주가 약 2조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KB지주측도 하루 전까지만 해도 비공식으로 2조원 증자를 기정사실화했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사회 하루 전 갑자기 돌변했다. 당일 오후에 예정됐던 이사회는 오전으로 앞당겨졌고 1시간 내외로 예상됐던 회의시간도 오전 내내 논의가 이어지면서 3시간 넘게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황영기 회장의 M&A 추진에 제동을 걸고 증자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뜻을 모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B지주 관계자는 "오전 9시에 시작된 이사회가 예상보다 훨씬 길어져 3시간 정도 지속됐다"면서 증자안에 대한 적지 않은 이견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는 최근 금융권의 M&A 추진에 대해 정부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잇따라 자중할 것을 경고하고 나선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B지주가 '2조 증자' 카드를 접고 당초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증자 규모를 낮춘 것은 이사회가 이같은 분위기를 적극 반영해 황 회장의 M&A 의지에 대해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외환銀보다 非은행 우선 인수로 급선회

KB지주는 일단 외환은행 인수보다 비은행부문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2조원대 규모의 증자는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부문에 대한 M&A 용도로는 지나치게 과한 수준이어서 결국 외환은행 인수를 겨냥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해 두려는 것 아니냐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증자 규모를 절반 수준이 1조원 수준으로 대폭 줄인 만큼 외환은행 인수는 일단 보류하고 단기적으로 비은행부문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매물로 금호생명 등이 매각 대금이 약 3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임을 감안할 때 1조원 증자는 비은행부문 M&A를 위한 실탄으로는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KB지주 관계자도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당초 계획보다 증자 규모를 줄였지만,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부문을 확대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규모"라며 "향후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증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증자 이전 상황에서도 약 2조원 가량의 현금 동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금융권의 M&A 실세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무리한 증자를 통해 정부의 뜻에 거슬러 '눈밖에' 날 경우 향후 금융시장 여건이 보다 나아져 외환은행 인수가 가능해 지더라도 인허가의 걸림돌로 작용할 게 뻔 하기 때문이다.

결국 M&A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하는 KB지주로서는 정부 '눈치보기'가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낮은 포복'을 지속하며 적합한 시기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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