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1조 증자...외환銀 인수 고지 '선점'

입력 2009-07-10 15:06 수정 2009-07-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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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ㆍ농협 조직개편 지지부진 '내 코가 석자'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금융권에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한 가운데 KB금융지주가 1조원 규모의 증자를 확정하면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KB금융지주는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1조원대(3000만주) 규모의 증자를 최종 결정했다. 이번 증자로 인해 KB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사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인수를 두고 KB지주는 물론 산업은행과 농협 등 다수의 후보간에 다양한 M&A 시나리오가 난무하면서 금융권 분위기가 매우 혼탁했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각종 시나리오가 난립했던 것은 외환은행 인수가 가능한 후보군이 많았다기보다는 오히려 확고한 주체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銀ㆍ농협 조직개편이 우선

실제로 산업은행의 경우 산은지주를 분리한 뒤 민영화하는 문제가 시급한 상황에서 외환은행 인수 후보로 거론 되는 데 다소 이른감이 없지 않았다.

이에 산업은행도 외환은행 인수 관련 기사가 나올 때마다 관련 사실을 부인하거나 해명에 오히려 더 적극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당초 계획된 대로 산은지주를 분리하고 민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금융권 M&A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는 현재로서는 그야말로 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은 농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농협은 현재 금융부문과 경제사업부분을 나누는 '신경분리'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특히 신경분리 시점을 두고 정부와의 이견이 큰 상황에서 조직내부의 공감대를 하나로 모으는 것 조차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다른 은행을 인수하는 등의 M&A를 시도하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일각에서 농협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신경분리 이전이라도 M&A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자금력이나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즉각적인 M&A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산업은행과 농협의 경우 모두 정부의 영향아래 있는 만큼 외환은행에 인수전에 섣불리 나설 경우, 정부가 나서서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KB지주, M&A 엔진 '재시동'

반면 KB지주는 이번에 1조원 규모를 확정하면서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더불어 외환은행 인수전 뿐만 아니라 비은행 부문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충분한 '실탄'을 확보함으로써 취임 초기부터 M&A를 추진을 공언했던 황영기 회장의 구체적인 전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증자가 확정된 만큼 KB지주와 론스타와의 '물밑협상'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지주의 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외환은행 인수전에서는 KB지주가 단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과 같다"면서 "문제는 론스타와의 인수가격 협상을 얼마나 원만하게 이끌어 내느냐"라고 말했다.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KB지주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투자자금의 조속한 회수를 바라고 있는 론스타 입장에서도 반가운 입장이다.

론스타 입장에서는 KB지주를 비롯해서 보다 많은 후보가 함께 경합을 벌이면서 외환은행의 '몸값'을 올려주는 게 최선책이기는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주가가 올해 초보다 70% 정도 급등한 상황이어서 더 이상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의 M&A 움직임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잇단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경쟁력 제고에 매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금융권에 벌써부터 M&A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KB지주는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만큼 론스타와의 '물밑협상'과 금융당국의 '눈치보기'를 병행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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