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생 원료의 ‘맵·단·짠’ 소스로 해외 진격…교촌 스마트 진천공장 [르포]

입력 2024-09-29 12:00 수정 2024-09-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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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소스전문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 계약재배 원재료로 비가열 공법 고수

배합탱크ㆍ포장기 등 최첨단 설비 도입
치킨ㆍ위탁용 등 연간 최대 1만2465톤 생산
마늘ㆍ홍고추ㆍ꿀, 지역농가서 계약재배
할랄인증으로 중동 수출 가능…“진심경영 최선”

"국내산 고추·마늘·꿀을 쓰는 소스공장, 교촌이 유일할 겁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내부.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내부.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26일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있는 교촌에프앤비(교촌) 소스 자회사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진천공장에 도착하자 입구부터 알싸한 마늘향이 풍겨왔다. 교촌치킨을 즐기는 이라면 익숙한 간장, 레드 소스의 향이 은은하게 코끝을 간지럽혔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교촌치킨에 납품하는 치킨 소스를 비롯해 국내 식품기업 간편식에 동봉하는 소스와 수출용 제품까지 만들고 있다. 보유한 레시피만 2000여 종에 달한다.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의 공장에선 연간 최대 1만2465톤(t)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정도 규모라면 통상 100여 명이 근무해야 하지만, 첨단 스마트 자동화 설비를 갖춘 덕에 약 30명이 공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 공장은 컵포장기, 파우치 포장기 등 5종(10대)의 충진설비와 10대의 배합탱크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교촌은 이곳에서 만든 소스를 중동과 말레이시아에도 수출하고 있어 생산 설비도 할랄인증을 받았다.

이날 공장에선 배합탱크에서 만들어진 소스를 자동로봇이 용기에 옮겨 담고 포장, 출고까지 한번에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람의 손길은 소스 용기를 설비에 넣거나, 불량품 검수를 돕는 소수의 공정에만 필요했다.

특히 이 공장은 물기를 머금은 소스를 생산함에도 '물 없는 공장'에 가까웠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는 "배합탱크에서 만든 소스는 배관을 타고 이동하기에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위생적이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내부에서 직원이 설비를 관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내부에서 직원이 설비를 관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이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소스의 주재료를 국내산으로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교촌치킨 간장, 레드, 허니 소스에 사용하는 마늘, 홍고추, 아카시아꿀을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특히 청양고추는 충남 청양, 경기 여주·이천, 강원 원주·인제·홍천 등 전국 각지 청양홍고추 농가 곳곳을 찾아 계약을 맺어 수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훌쩍 넘겼고,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좋은 재료를 쓰는 만큼 원물의 영양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촌치킨 소스는 비가열 공법을 고수하고 있었다. 김 상무는 "비가열 공법은 가열 공법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고 제조 원가는 비싸지만, 국내산 프리미엄 식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청양홍고추를 직접 착즙하는 등의 비가열 제조공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최근 배추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고추도 kg당 4000~5000원 수준에서 5만5000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런 가격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계약재배를 하기에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고, 농부들도 판로 개척을 하지 않아도 돼 반응이 좋다"며 "가장 한국적인 맛에 기반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진심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가 26일 진천공장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가 26일 진천공장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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