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네이버클라우드의 약진을 보는 시장의 우려

입력 2024-09-24 18: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ㆍ미래교육원장

공공부문 클라우드 독과점적 수주
품질저하·가격인상 등 야기할 수도
기업참여 유도해 공정경쟁 꾀해야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이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클라우드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관계사인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의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 점유률이 50%에 육박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2023년 상반기 공공 부문 디지털서비스 계약 규모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수주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기업·중견기업이 체결한 계약 건수는 전체의 34.8%(77건)였고, 계약 금액 비중은 90.2%(1306억 원)에 달했다.

중소기업은 계약 건수로 65.2%(144건)를 차지했는데 금액 비중이 전체의 9.8%(141억 원)에 그쳤다.

2023년 상반기 대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649억3422만 원으로 2022년 상반기보다 505.4% 증가했다. 중견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656억9605만 원으로 작년보다 289.1% 늘었다.

이렇게 대기업이 여섯 배 이상, 중견기업이 네 배 가까이 거래 규모를 키우는 동안 중소기업 공급 계약 금액은 89.7% 증가한 141억3482만 원에 불과했다.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된 중소기업은 250개로 대기업(42개)과 중견기업(61개)을 합한 수의 두 배 이상이다.

이 중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은 50% 남짓의 수주실적을 자랑한다. 이는 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정부부처 위원회 곳곳에 민간위원과 자문위원을 파견하는 등 요소요소에 네이버 인맥이 포진해 있고, 다수의 공공기관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긴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공공부문 수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네이버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점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각종 위원회나 자문회의를 통해 공공부문의 요구를 선점할 수 있어 공공기관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이 경쟁기업보다 용이하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부문에서의 독과점적 지위는 몇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선, 특정 기업이 공공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 다른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쟁을 제한하고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공공기관이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해당 기업의 서비스 중단이나 기술적 문제 발생 시 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의존성 문제는 공공기관의 서비스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시장점유율의 불균형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줄이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이 부족해질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서비스 품질 또한 저하될 수 있으며, 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은 서비스 향상에 대한 동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고객의 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공약한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클라우드 사업의 수주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다양한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건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자금 지원을 통해 이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사업의 독점 현상을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규제를 강화하여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의 공공부문에서의 높은 점유율은 기술력, 정부와의 관계, 가격 경쟁력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하지만 이런 독점적 현상은 경쟁 제한, 서비스 품질 저하, 가격 인상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00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올리버 윌슨은 “수직적 통합이 심화될수록 시장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특정 기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가 전체 시장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다양한 선택을 고려해 클라우드 시장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공공기관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삼성전자, AI 챗봇 서비스 ‘나노아’ 본격 적용…“생성형 AI 전방위 확대”
  • 김호중ㆍ황영웅 못 봤나…더는 안 먹히는 '갱생 서사', 백종원은 다를까 [이슈크래커]
  • 내년도 싸이월드가 다시 돌아온다?…이번에도 희망고문에 그칠까
  • 나홀로 소외된 코스피…미 증시와 디커플링보이는 3가지 이유
  • 점점 오르는 결혼식 '축의금'…얼마가 적당할까? [데이터클립]
  • 뉴욕 한복판에 긴 신라면 대기줄...“서울 가서 또 먹을래요”[가보니]
  • 현대차·도요타도 공장 세우는 ‘인도’…14억 인구 신흥시장 ‘공략’ [모빌리티]
  • 예비부부 울리는 깜깜이 '스·드·메' 가격 투명화…부당약관 시정
  • 오늘의 상승종목

  • 11.1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2,767,000
    • +6.61%
    • 이더리움
    • 4,647,000
    • +4.52%
    • 비트코인 캐시
    • 606,500
    • -0.9%
    • 리플
    • 918
    • +12.5%
    • 솔라나
    • 298,800
    • -2.58%
    • 에이다
    • 818
    • -2.73%
    • 이오스
    • 776
    • +0%
    • 트론
    • 251
    • +8.19%
    • 스텔라루멘
    • 167
    • +9.1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1,850
    • -1.39%
    • 체인링크
    • 19,980
    • +1.83%
    • 샌드박스
    • 417
    • +2.46%
* 24시간 변동률 기준